20년 중학개미 김부장도 “더이상은 못버텨”...펀드고 주식이고 다뺐다

김금이 기자(gold2@mk.co.kr) 2023. 8. 18.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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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제지표 부진·부동산 위기에
한달새 펀드서 3200억원 이탈
평균수익률 마이너스 부진
최근 중국의 경기 부진과 부동산 리스크가 연달아 터져나오며 ‘중국판 리먼사태’ 불안감에 휩쌓인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펀드에서 자금을 대거 빼내고 있다. 연초부터 중국의 리오프닝(경기재개) 효과를 기대한 저가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됐으나, 부진한 수익률과 증시 악화 전망에 지난달부터 다시 감소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1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관련 펀드 설정액은 6조4855억원으로 최근 한 달(7월 18일~8월 18일) 동안 3244억원 감소했다. 올 초부터 중국의 리오프닝(경기 재개) 기대감에 펀드 설정액이 지난달 중순까지 성장했지만, 최근 감소세가 빨라지며 지난 3월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운용규모가 가장 큰 ‘TIGER 차이나항셍테크 ETF’의 설정액은 한 달간 1430억원 줄어들었고, ‘KODEX 차이나 항셍테크 ETF’(-260억원), ‘KODEX 차이나H레버리지 ETF(파생형)(H)’(-220억원), ‘KODEX 차이나 항셍테크 ETF’(-280억원), ‘ACE 중국본토 CSI300 ETF’(-108억원) 등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 달간 중국 펀드 평균 수익률도 -2.61%로 부진하게 나타났다. ‘TIGER 차이나항셍테크’와 ‘KODEX 차이나 항셍테크’ 등 홍콩 증시 상장 기술주에 투자하는 ETF는 3%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중국 본토주로 구성된 ‘KODEX 차이나H레버리지’는 -10.32%로 손실권에 머물렀다.

중국 증시는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반등세를 보이다가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연초 주가로 되돌아간 모습이다. 실물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부진한데다 당국의 경기부양책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상승동력을 잃었다.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 경제지표 악화에 더해 컨트리가든 등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도 커지며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해종합주가지수에 상장된 본토주에 직접 투자하는 중학개미들도 한 달간 1142만달러 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중국 부동산 위기가 해소되기 전까진 증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부재 시 부동산 디폴트 리스크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실물경기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지 못하면 중국 경기의 추가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위기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진 ‘리먼 브라더스 사태’처럼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 연구원은 “리먼 사태와 달리 중국의 부동산 관련 파생상품이 매우 적고 금융기관의 손실 익스포저가 제한적인 수준”이라며 “신용위험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금리인하가 이미 재개됐고 정부의 개입 의지는 7월 정치국회의에서 확인돼 시차를 두고 맞춤형대응책이 나올 것”이라며 “이달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도 중국 투자자들은 정책 효과를 기대하며 이익 개선될 섹터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화권 증시가 이미 많은 악재를 반영해 바닥권을 형성했단 의견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낮아진 경기 기대감과 중국 정부의 정책 부양 의지가 지수 하단을 지지할 것”이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경험들이 다수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추가 부양을 통한 빠르고 탄력적인 경기 반등을 기대하며 자금을 공격적으로 베팅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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