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에서 토마토 뺀다...인도에 무슨 일이
패스트푸드점 버거킹이 인도에서 판매하는 버거 제품에 토마토를 넣지 않기로 했다고 CNN 등이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기후변화로 토마토 가격이 치솟자 맥도널드에 이어 버거킹도 ‘토마토 없는 햄버거’로 바꾼 것이다. 인도에서는 6~9월 몬순(우기)에 폭염·폭우가 갈수록 강해지면서 채소가 밥상에서 줄어들고 있다.
버거킹은 지난 16일 인도 홈페이지를 통해 “토마토 품질 유지 및 공급이 어려워졌다”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버거킹은 “매우 높은 품질의 토마토가 메뉴에 돌아올 것”이라며 “그때까지 양해를 바란다”고 했다. 지난달 맥도널드도 같은 이유로 인도 북부와 동부 등 일부 매장에서 햄버거에 토마토를 넣지 않기로 했다.
토마토는 인도에서 필수 식재료다. 그러나 최근 작황 부진으로 토마토 가격이 치솟았다. 18일 인도 소비자부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 판매된 토마토의 1㎏당 가격은 수도 뉴델리 기준 107루피(약 1700원)로, 지난 1월(27루피)의 5배로 올랐다. 일부 지역에선 1㎏에 250루피까지도 치솟았다. 인도 정부는 이달 초 네팔에서 토마토를 긴급 수입했지만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인도는 통상 8월부터 수확한 작물들이 대거 시장에 풀리면서 물가가 안정되지만, 올해는 10월쯤까지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이기도 한 인도는 자국 내 곡물 가격이 요동치자 지난달 20일 일부 쌀 품종의 수출을 금지했다.
인도는 올해 최악의 이상기후를 겪고 있다. 17일 현지 당국에 따르면 지난주 인도 북부 히마찰프라데시주에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최소 70명이 숨졌고 도로와 통신망 단절 등으로 수천명이 고립됐다. 알자지라 방송은 “인도의 몬순 기간 동안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하는 건 흔한 일이지만,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피해의 빈도와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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