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쉬는’ 청년 3년째 증가…그들은 왜?

이동준 2023. 8. 1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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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졸업 후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취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졸업을 미루고 대학생 신분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전문대학원 교수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기업 의존도를 낮추면서 양질의 사회 일자리를 만들 여건을 갖춰야 한다"며 "청년 일자리가 부족하지 않다는 얘기도 있는데 미래를 그릴 수 있을 만한 일자리가 부족한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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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취업 늦어지며 무기력감 돌기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학졸업 후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취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졸업을 미루고 대학생 신분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에 졸업과 취업 둘 다 늦춰져 무기력해지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15∼29세 청년 비(非)경제활동인구 중 재학 상태에서 학교도 다니지 않고 취업·직업훈련과 같은 활동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쉬었다'는 청년은 지난 3년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냥 쉬었다’는 청년들은 2020년 10만8300명에서 2021년 11만800명으로 2022년에는 11만7500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15∼29세 청년 인구가 891만1000명에서 856만7000명으로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증가 폭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원하는 일자리에 취업하기가 힘들어지면서 사회로 곧바로 진출하기보단 학교에서 취업을 위한 스펙을 더 쌓거나 다음 연도 채용을 준비하는 청년층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이수한다고 해서 무조건 졸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학별로 차이는 있지만 졸업을 신청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유예되는 학교가 많다.

뉴스1에 따르면 일부 학생들은 학과별로 요구하는 자격증 혹은 논문 등을 제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졸업을 미루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대생 이모씨(24)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원래대로라면 다음주 학위수여식에서 학사모를 쓸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기업은 아무래도 기사 자격증이 필수인데 기사 시험은 대부분 4학년이 돼야만 응시자격이 주어진다”며 “결국 마지막 학기쯤에 또 최소 1년 이상 추가적인 공부를 해야해 학교를 벗어나려면 아직 멀었다”며 털어놨다.

반면 졸업을 미루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고 한다. 대부분 덥고 답답한 자취방보다 따로 돈이 들지 않는 학교가 쾌적하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취업난의 원인으로 '청년층의 눈높이'를 꼽기도 한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를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전문대학원 교수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기업 의존도를 낮추면서 양질의 사회 일자리를 만들 여건을 갖춰야 한다”며 “청년 일자리가 부족하지 않다는 얘기도 있는데 미래를 그릴 수 있을 만한 일자리가 부족한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래가 유망하거나 전망이 밝으면 당장 불편한 것은 참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일자리가 워낙 많다”고 진단했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해 발간한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 보고서를 통해 청년 고용의 부진 원인으로 고학력화, 임금 격차 등으로 인한 '인력 수요·공급 미스매치'를 꼽았다.

경총은 국민 대학 진학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 수준이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및 복지 격차가 워낙 커 인력 쏠림이 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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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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