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사실 인정하나’ 야당 의원 질의에 “뭐 일부 있었겠죠”

아들 학폭 의혹 날 선 공방

담임교사 주장에 “일방적”
“피해자 진술서 공식 아니다”
전학·학폭위 기존 입장 고수

여당 반대 참고인 채택 불발

학폭 피해자 진술서 보는 이 후보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국회 과방위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아들의 학폭 피해자 진술서를 보면서 질의를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18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을 둘러싸고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특히 이 후보자 아들의 고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았던 전직 하나고 교사가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1학년 때 화해했다는 (이 후보자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히자 이 후보자가 그동안 ‘거짓 해명’을 한 것 아니냐는 질의가 쏟아졌다.

이 후보자는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해당 교사 A씨를 참고인으로 부르자는 주장은 여당 반발로 불발됐으나 A씨는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을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는 아들 학교폭력 의혹과 관련한 질의에 대부분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 후보자는 피해 학생들이 쓴 것으로 알려진 진술서는 ‘공식 진술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서동용 민주당 의원이 “당시 (하나고) 교사들은 이게 사실이라고 주장한다”고 하자 그는 “솔직히 아무도 그 현장을 본 사람이 없다”면서 “CCTV가 있는 것도 아니고”라고 했다. 또 서 의원이 “다툼을 넘어 폭행, 갈취는 없었냐”고 묻자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아들에게) 한 열 차례 물어봤다”고 했다. ‘폭력 사실은 인정하냐’는 장경태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뭐 일부 있었겠죠”라면서도 “그러나 그 내용을 제가 어떻게 확인하나”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당사자 입장 존중’을 내세워 학교폭력 의혹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 학생의 진술이 제일 중요한 것 아닌가”라며 “(한 학생은) 본인이 입장문을 내서 ‘일방적 가해가 아니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전직 하나고 교사가 “1학년 때 이미 화해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일방적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강득구 민주당 의원이 ‘그럼 담임 선생님이 거짓말한다는 이야기인가’라고 묻자 “아니다”라면서도 “자신이 알고 있는 부분의 진실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A씨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강득구 의원실의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해 “아이들이 썼던 글 안에 23개의 폭력 사건이 있었다”면서 “1~2개만 있어도 학교폭력 사건”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 아들의 학교폭력 사실이 생활기록부에 기재됐다면 대학 입시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경태 의원은 “(이 후보자 아들에 대한 조치는) 전학 처분이 아니라 일반 전학이었다”면서 “전학 처분은 중징계이지만 전학 권고는 대입 특혜”라고 했다. 또 “째려만 봐도 학폭위가 열리는데 (이 후보자 아들의 사안은) 왜 안 열렸을까”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나. 학교에다 물어봐야지”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거짓말이 들통나면 사퇴할 용의가 있나”라는 강득구 의원 질의에는 “네”라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하나고 교사를 참고인으로 채택하자는 민주당 주장에 반대하는 등 이 후보자를 엄호했다. 국민의힘 의원은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는) 학생이 함께 참석해서 같이 의견을 들어야 균형을 맞출 수 있는데 그 학생은 참석하지 않겠다고 (한다)”면서 “일방적 주장을 할 수 있는 그런 참고인으로 (청문회 진행을)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반대한다”고 했다.

김병욱 의원은 “(하나고 담임 선생님이) 당시 이 하나고가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지 않고 이 후보자 자녀를 전학 조치한 것은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