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코글루표 ‘화공’ 맨유에 통할까
토트넘 새 사령탑, 내일 첫 홈경기
극단적 전방 압박 펼치는 주 전술
강팀 상대 빠른 역습에 약점 우려
뒷공간 수비 보완책 들고 올지 관심
왼쪽 사이드 바짝 붙어 뛰는 손흥민
새로운 전술 맞춰 시즌 첫 골 사냥
토트넘이 20일 오전 1시30분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첫 홈경기를 치른다. 맨유는 지난 시즌 3위에 올랐던 강팀으로 이번 경기 결과를 보면 토트넘의 시즌 성적도 가늠해 볼 수 있다.
극단적으로 라인을 끌어올리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 축구가 강팀을 상대로도 통할지, 새로 주장을 맡은 손흥민(31)이 지난 시즌 부진을 털고 시즌 1호골을 터뜨릴지 눈여겨볼 만하다.
맨유는 지난 시즌 에릭 텐하흐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상대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팀으로 탈바꿈했다. 텐하흐 감독은 이전에 맡았던 아약스(네덜란드)에서는 후방에서부터 철저하게 짧은 패스로 풀어나가는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EPL의 빠른 템포에 대응하기 위해 때로 롱패스 한 방으로 상대의 뒷공간을 노리는 축구도 선보이며 차곡차곡 승점을 쌓았다. 텐하흐표 축구의 선봉인 마커스 래시포드 봉쇄가 토트넘 수비진의 숙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화끈한 공격 축구가 짜임새 있는 맨유를 상대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토트넘은 원정 경기로 치른 지난 13일 브렌트퍼드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센터백 2명만 하프라인 밑에 남겨 두고, 다른 선수들은 상대 페널티 박스까지 끌어올려 압박했다. 때로는 풀백들이 미드필더보다 높은 위치에 서며 공격을 주도했다. 전임 안토니오 콘테 감독 때와 달리 공격적인 운영으로 보는 재미를 선사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상대에게 자주 뒷공간을 내주며 공방을 주고받은 끝에 지난 시즌 한 단계 아래 순위(9위) 팀과 2-2로 비겼다.
맨유전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위기관리 능력을 보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주축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부상으로 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메로는 브렌트퍼드전에서 상대 선수와 공중볼 경합 도중 머리를 부딪치며 쓰러졌고 전반 이른 시간에 다른 센터백 다빈손 산체스로 교체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 특성상 로메로처럼 발 빠른 수비수의 부재는 토트넘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손흥민에게도 맨유와의 일전은 중요하다. 손흥민은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차고 홈팬들을 맞이한다. EPL 최다 합작골(47골) 기록을 함께 써 내려가던 ‘영혼의 단짝’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독일)으로 떠나 전력 공백 우려가 큰 가운데 지난 시즌 부진도 털어내야 하는 숙제를 받아들었다.
손흥민은 프리시즌부터 왼쪽 사이드라인에 바짝 붙어 전형적인 윙어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는데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 새 동료들과 아직 원활하지 못한 호흡을 보이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전술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손흥민이 어떻게 득점 루트를 만들어 골 사냥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흥민이 새 시즌 첫 득점에 성공하면 첼시의 레전드 디디에 드록바(104골)와 동률을 이룬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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