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사건과 판결 통해 본 ‘헌법의 고장’ 獨의 법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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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모든 '철학적' 물음을 실질적 물음으로 바꿔 답을 내놓는다. 법은 어떻게든 결말을 내야 하는 연극 차원으로 철학을 끌어올린다. 철학과 달리 법은 어떤 사건도 열린 결말로 둘 수 없다. 사람마다 견해가 다를 수 있는 문제뿐 아니라 학술적으로 불확실한 물음일 때도 어떻게든 결말을 내야 한다. 우리는 법치국가에 살고 법과 규칙이 삶의 질서를 세울 거라 믿는다. 법치국가는 답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답을 내놓아야 한다."
독일 출신의 심리학·법학 전공자로 저널리스트와 변호사이기도 한 저자는 이같이 주장하면서 '헌법의 고장' 독일에서 논란이 됐던 19가지 사건과 판결을 예로 들며 법치국가가 결말을 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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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얼마나 정의로운가/폴커 키츠/배명자 옮김/ 한스미디어/1만8000원
“법은 모든 ‘철학적’ 물음을 실질적 물음으로 바꿔 답을 내놓는다. 법은 어떻게든 결말을 내야 하는 연극 차원으로 철학을 끌어올린다. 철학과 달리 법은 어떤 사건도 열린 결말로 둘 수 없다. 사람마다 견해가 다를 수 있는 문제뿐 아니라 학술적으로 불확실한 물음일 때도 어떻게든 결말을 내야 한다. 우리는 법치국가에 살고 법과 규칙이 삶의 질서를 세울 거라 믿는다. 법치국가는 답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답을 내놓아야 한다.”
특히, 특정 사건에 대해 법률적으로 판단할 때 종교·표현·양심의 자유 등 인간의 기본권을 비롯해 헌법 조항들이 충돌하는 경우처럼 법의 한계나 법적 모순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균형과 타협’을 제시한 게 인상적이다. 저자는 이를 달걀 두 개가 들어가기에는 살짝 비좁은 유리컵에, 껍질을 벗긴 삶은 달걀 두 개를 깨트리지 않고 모두 넣는 상황에 빗댄다. 그리 되려면 각 달걀이 살짝 일그러지면서 딱 필요한 만큼만 다른 달걀에게 자리를 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랬을 때 두 달걀이 유리컵 안에서 서로를 파괴하지 않은 채 자기 공간을 가능한 한 넓게 차지할 수 있다고.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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