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마라도 고양이들, 지금 어디에?…5마리만 집 찾았다
우리나라의 남쪽 끝 섬 마라도에는 올 초만 해도 고양이 백여 마리가 살았는데, 지금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천연기념물 바닷새를 위협한다, 아니다 논쟁이 벌어졌고 결국 모두 잡아 육지로 옮겼기 때문입니다.
이 고양이들, 어떻게 지내는지 이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우리 안에 앉은 고양이는 눈길을 피합니다.
여기가 어딘지, 왜 와야 했는지 알지 못합니다.
사람이 만지니 그저 좋아하는 이 고양이들, 모두 마라도에서 나왔습니다.
[뉴스룸/지난 2월 13일 : 십 년 전쯤 주민들이 쥐를 잡기 위해 데리고 온 건데, 지금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습니다.]
마라도에서 태어나 살았고 관광객과 가까이 지냈습니다.
하지만 천연기념물 뿔쇠오리를 공격한다고 의심받으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임홍철/제주도 세계유산문화재부장 (지난 1월 31일) : (잡아서) 방사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 하는 게 공식적인 도의 입장입니다.]
지난 3월, 포획하는 대로 제주도로 옮겼습니다.
이곳 임시보호소로는 45마리가 왔습니다.
갑자기 낯선 곳에 오게 됐지만 사람 좋아하는 건 여전합니다.
간식 먹으러 뛰어오고, 사람 손길엔 몸을 뒤집습니다.
입양처를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아 소개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주말이면 찾아오는 손님들이 생겼습니다.
[정상우 정보람/제주 서귀포시 대천동 : 저희 애가 고양이를 워낙 좋아하니까, 같이 한번 가보자 방학 때…]
하지만 선뜻 입양을 결정하지는 못합니다.
[정상우 정보람/제주 서귀포시 대천동 : {그냥 다 귀여워.} 다 귀여워? 너 엄마한테 혼날 텐데. {엄마가 근데 너무 싫어해가지고…}]
서울로 입양 간 6살 고양이를 찾아가 봤습니다.
이 집에서 지낸 지 3달째. 적응은 끝났습니다
[노미경/마라도 고양이 입양자 : 너무나 자연스러웠어요. 마음을 다 아는 것 같고, 얘기를 하면 다 알아듣고. 가족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는 듯한…]
살던 곳에서 470km 떨어진 곳에 왔지만 행운입니다.
임시 보호소 고양이 가운데 주인을 찾은 건 5마리.
나머지는 언제까지 보호소 생활을 할지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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