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리튬, 1300배 주고 사갔다…‘닥공’ 나선 중국, 무슨 일

한재범 기자(jbhan@mk.co.kr) 2023. 8. 18.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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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가격 50% 하락 불구
수요 증가 예상해 경쟁치열
해외선 견제...국내로 몰려
[사진 = AP 연합뉴스]
중국 기업들이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핵심 자원으로 꼽히는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 들어 50% 가량 가격이 떨어졌지만 향후 수요가 회복 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인 리튬 가격이 올해 상반기에 전 세계적으로 50% 이상 떨어졌는데도 중국에선 리튬 확보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리튬 광산 탐사권은 시초가 대비 1000배가 넘는 가격에 낙찰되는 추세다. 중국 쓰촨성 정부가 운영하는 쓰촨공공자원거래센터 자료에 따르면 이번 주 초 마감된 쓰촨성 마얼캉현 자다 리튬 광산 탐사권 경매는 5억8000만달러(약 7750억원)에 낙찰됐다. 이는 시초가 대비 1300배 수준이다.

앞서 지난주 쓰촨성 진촨현 리자거우의 리튬 광산 경매는 1800배에 가까운 가격에 낙찰됐다. 이 경매에선 수천 차례의 호가 경쟁이 벌어져 57만위안(약 1억500만원)으로 시작된 경매가 10억117만위안(약 1854억원)으로 경매가 종결됐다.

가격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열띤 입찰경쟁이 이어지는 것은 향후 시장 수요가 증가해 리튬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중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첫 5개월 동안 중국의 리튬 배터리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267억 달러에 달했다. 또한 시장 조사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는 전 세계 리튬 수요는 올해 90만 톤에서 2028년 15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으론 서방의 견제로 중국 기업들의 해외 리튬 확보가 어려워지자 중국 내에서 리튬 광산 탐사권 확보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우방국 기업들에 리튬 채굴 우선권을 부여하라는 서방국가들의 지침에 따라 중국 기업이 해외 리튬 광산에 접근하는 것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실제로 호주 재무부는 지난달 중국계 자본이 들어간 오스트로이드 코퍼레이션이 재정적 어려움에 부닥친 리튬 광산업체 알리타 리소스 지분 인수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리는 등 중국의 리튬 확보를 견제하고 있다. 오스트로이드 코퍼레이션은 본사만 미국에 뒀을 뿐 소유주는 중국계 자본으로 알려졌다.

캐나다도 지난해 11월 국가 안보 훼손을 이유로 리튬 등 핵심 광물을 추출하는 자국 기업 지분을 가진 중국 기업 3곳에 지분 매각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올해 초 자국 내 리튬 등 광물 매장량 파악에 나서는 한편 관련 광산 개발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또한 전략 광물 채취를 목적으로 한 사업에 토지 이용 우선권을 부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AEA) 자료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채굴되는 리튬은 전 세계 공급량의 12%에 불과하지만, 가공을 거친 리튬의 경우 중국이 55%를 공급한다. 미국과 일본, 유럽 각국은 중국의 리튬 장악을 막을 목적으로 개발도상국들과의 리튬 개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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