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일본 12번째 EPL리거 탄생...'日 주장' 엔도, 리버풀 이적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엔도 와타루가 공식적으로 리버풀 선수가 됐다.
리버풀은 18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엔도는 계약을 마무리하고, 성공적으로 메디컬 테스트를 마친 후에 이번 여름 우리의 3번째 영입생이 됐다. 엔도는 등번호 3번을 받는다. 그는 안필드에서의 새로운 커리어의 시작을 고대하고 있다"고 영입을 발표했다.
엔도는 "나는 지금 매우 행복하고 리버풀이라는 큰 클럽에 합류하게 되어 매우 흥분된다. 놀랍다. 이것이 내 꿈이다.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에서 뛰는 것은 항상 꿈이었다. 꿈이 이루어졌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안필드에서 뛰는 게 커리어 처음이다. 리버풀 팬들 앞에서 안필드에서 뛰고 싶다. 저는 6번 역할로 뛰고 좀 더 수비적인 선수다. 수비적으로 이 클럽을 도울 수 있다. 그것이 제 일이라고 생각한다. 리버풀에 합류해 매우 기쁘다"며 이적 소감을 전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나는 정말 행복하다. 엔도는 정말 좋은 선수다. 나는 이 축구의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다. 좋은 선수다. 경험 많은 선수이며, 슈투트가르트의 주장이면서 일본의 주장이었다. 영어도 잘하고, 좋은 친구이자 가족적인 남자다. 경기장 위에서는 기계 같다. 정말 기쁘다. 그는 훌륭한 축구 선수이고 경험이 풍부하며 열심히 뛰는 걸 좋아한다"며 기쁨을 표했다.
엔도의 이적은 이미 공식 발표가 된 사안이었다. 리버풀의 발표가 있기 전 17일 슈투트가르트는 17일 공식 SNS를 통해 세바츠찬 회네스 슈투트가르트 감독의 말을 전했다. 그는 "구단에서 엔도의 협상을 허가했다. 엔도는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영국으로 이동했다. 오늘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30살의 나이에 엔도는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로 합류할 기회를 얻었다. 그의 꿈이었다"고 직접 언급했다.
회네스 감독은 "구단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는 경제적으로 이득을 얻었다. 하지만 스포츠적인 관점에서 나는 전혀 기쁘지 않다. 엔도는 스포츠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중요한 선수다. 우리의 주장이다. 엔도는 출전 가능한 독일 분데스리가 리그 102경기에서 99경기를 뛰었다. 중요한 순간에 우리한테는 엔도가 있었다"며 엔도의 이적에 대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엔도의 이적료는 약 1900만 유로(약 276억 원) 수준이다. 영국 '디 애슬래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17일 "리버풀은 슈투트가르트 미드필더인 와타루와 계약을 체결했다. 독일 소식통에 따르면 1900만 유로의 규모의 이적이 성사되기 직전이다. 회담은 진행됐고, 와타루는 이적을 마무리하기 위해 영국으로 이동하는 허가를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타루는 일본 J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유럽 무대로 진출한 케이스다. 쇼난 벨마레와 우라와 레즈를 거쳐서 2018년 벨기에 신트 트라위던으로 이적했다. 곧바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고, 2019년부터 슈투트가르트에서 뛰면서 전설이 된 선수다.
와타루는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활약하면서 빌드업을 도맡았다. 와타루 이적 당시에 슈투트가르트는 독일 2부리그에서 머무르고 있었는데 와타루는 분데스리가 승격 일등공신 중 하나였다.
분데스리가에서도 와타루의 활약은 이어졌다. 승격 첫 시즌 슈투트가르트는 돌풍을 일으키면서 분데스리가 9위에 자리했다. 와타루는 이때의 활약을 인정받아 슈투트가르트에서 2021년부터 주장을 맡기 시작했다.
직전 2시즌 동안에 슈투트가르트에서는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많은 경기를 소화했지만 2021-22시즌에는 15위로 간신히 분데스리가 잔류에 성공했다. 2022-23시즌은 더욱 험난했다. 16위를 기록하면서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슈투트가르트는 분데스리가에 남게 됐다.
슈투트가르트는 다시 한번 와타루 주장 체제로 나아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리버풀의 제안을 받으면서 와타루에게 이적을 허가했다. 슈투트가르트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와타루는 슈투트가르트와의 계약이 1년 남은 상태였다. 내년 여름에는 팀의 주장을 이적료 없이 보내줘야 하는 상황에 처해진다. 때마침 리버풀에서 좋은 제안이 도착했고, 슈투트가르트는 돈을 선택한 것이다.
실력적으로는 이미 분데스리가에서 인정을 받은 선수다.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는 매 시즌마다 선수를 평가하는데 해당 평가를 '랑리스테'라고 부른다. 전반기와 후반기를 나눠서 평가하며 월드 클래스, 인터내셔널 클래스, 내셔널 클래스로 평가등급을 나눈다.
와타루는 지난 시즌 전반기, 후반기 모두 랑리스테에서 인터내셔널 클래스로 분류됐다. 순위도 6위로 동일했다. 와타루가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최고의 레벨까지는 아니지만 독일 무대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선수라는 건 꾸준히 입증해온 셈이다.
일본 국가대표팀에서도 와타루는 중요한 선수였다. 2015년 일본 국대에 데뷔한 와타루는 2020년부터 확실한 주전 자리로 올라섰다. 2022년부터는 주장을 역임하기 시작했다.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16강 진출에도 크게 공헌했다.
새로운 선수를 영입했지만 리버풀 팬들은 기쁘게 웃지 못하고 있다. 와타루 영입 자체도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다. 모이세스 카이세도와 로메오 라비아를 모두 첼시한테 빼앗기고 갑작스럽게 진행된 영입이기 때문이다.
또한 리버풀은 일본 국가대표 선수 영입에 대한 작은 트라우마가 있다. 리버풀을 상대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면서 영입했던 미나미노 타쿠미는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전혀 활약을 하지 못한 채 다른 구단으로 떠났다.
일본 출신 선수들이 유독 EPL에서 자리잡지 못하는 것도 걱정될 것이다. 지금까지 총 11명의 일본 선수가 EPL에서 활약했다. 11명의 선수 중에서 EPL에서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활약을 보여준 선수는 오자카키 신지, 요시다 마야 정도뿐이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카가와 신지, 미아이치 료, 무토 요시노리 등은 EPL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다른 리그로 떠났다. 아스널로 이적하면서 로테이션 멤버 이상의 활약을 기대했던 토미야스 타케히로 또한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와타루가 와서 어떤 활약을 해줄 것인지에 따라 달렸지만 현재로서는 기대감보다는 우려가 큰 이적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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