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을지로위 "대선 패배, 우리 한계 때문…민생정당으로 거듭나야"(종합)
[서울=뉴시스] 김지은 임종명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는 18일 출범 10주년을 맞아 '민주당 재집권전략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지난 대선 패배의 원인을 민주당 정부의 실패로 규정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녹서(Green paper)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 발간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 3연패라는 민심에 부응하지 못한 성적표를 인정하고, 민심에 부응하는 수권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민생 개혁이 당 혁신의 수단이자 목표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극화와 불평등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유능한 민생정당으로 거듭나는 길만이 민주당의 유일한 생존전략"이라며 "지금까지 기득권이 독점해온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특혜'와 단절하고 선택된 강자에게 집중된 기회와 혜택을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선택받지 못한 약자에게 강요되는 불평등과 희생을 끝내는 것이 대한민국을 지속가능한 사회로 만드는 해법이라는 신념으로 전진하겠다"며 "불평등·불공정과 강력하게 맞서 싸울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네 번째 민주당으로 진화해야 이길 수 있다"고 부연했다.
보고서는 '을(乙)과 함께 나아갈 사회경제개혁의 길'을 목표로 ▲민생개혁의 길 ▲공정경제의 길 ▲주거보장의 길 ▲노동존중의 길 ▲산업전환의 길 ▲돌봄 국가 등 6개 의제에 대한 정책 제언을 제시했다.
위원회는 "지금과 같이 '오로지 민생'이라는 시대정신으로 함께 하겠다. 윤석열 정권 심판과 총선 승리를 넘어 재집권을 위해 언제나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1기 을지로위원장이자 녹서발간위원장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발간사에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극심해진 부동산·자산 등 부의 양극화, 고용 불안정,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사회경제적 약자의 고통을 해결하는 '정치적 효능감'을 주지 못했다"며 "정권 재창출로 다음 민주당 정부에서 해결하겠다는 확고한 믿음도 주지 못했다. 이것이 패배의 원인"이라고 썼다.
이어 "위선·내로남불로 덧씌워진 태도를 바꾸고, 지속된 내부 분열을 극복해야 한다"며 "불평등·불공정과 강력하게 맞서 싸우는 당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을지로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주민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민주당이 오락가락·좌고우면하고 있다. 바로 목적지를 잃어버린 '정치의 실종'"이라며 "사회변화를 꿈꾸는 세력이 연합하면 강한 정치 세력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을지로위는 녹서 마지막 '제언'을 통해 "2021년 재보궐 선거부터 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까지 연이은 선거 3연패는 민주당이 민심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성적표"라고 진단했다.
이어 "민주당은 부동산값 급등 등 불평등·양극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국민적 지지와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전현직 을지로위원장과 민생최고위원의 대담에서도 신랄한 자아 비판이 나왔다.
우원식 의원은 "탄핵을 하면서 자유한국당이 무너지니까 우리가 국민의 지지를 갖고 독자적으로 정권을 유지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오만했다는 생각"이라고 평했다.
우 의원은 "정권의 출발이 청계광장에 모인 민심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사회경제개혁을 해야 되는데 첫 해를 다 놓친 것도 문제"라며 "소득주도성장,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같은 의제를 다 제시했지만 준비가 전혀 안 돼 있었다"고도 했다.
박홍근 의원은 "우리가 여당이 되면서 생겨난 장점은 동시에 단점이 되기도 했다"며 "행정 권력을 십분 활용해서 효과적이고 성과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진 장점이 있는 반면, 행정 권력이란 수단이 생겨서 안이해진 측면도 생겼기 떄문"이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행정 권력의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었음에도 우리 당이 우선순위에 둔 일이 무엇이었고, 의지와 책임감을 갖고 접근했는지 반성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과거에 비해 치열한 현장성과 투쟁성, 전투력이 떨어졌다. '정부에 얘기하면 알아서 해결하겠지'와 같은 판단들이 우리 안에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을지로위는 "민심에 부응하는 수권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당의 개혁과 혁신은 필연적"이라고 분석했다.
을지로위는 "그런데 누가 혁신의 대상이고 주체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이다"라며 "반성없는 태도로 자신의 것과 과거의 것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이 혁신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민생의 요구를 민주당의 정책으로 만들어 낼 수 있게 당의 체질과 의사결정구조, 국민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특히 윤석열 정권의 퇴행으로 민생경제 위기의 늪에서 고통 받는 국민에게 개혁의 성과로 내 삶이 조금이라도 바뀌는 체험이 혁신"이라고 주장했다.
을지로위는 "민주당이 낡은 것을 타파하려는 개혁성을 회복하고 일하는 시민들의 편이 되어 함께 싸운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게 하는 데 당 혁신의 분명한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정당과 정치, 정책 혁신의 출발과 끝은 정치의 본령인 오직 민생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표는 추천사에서 "을과 함께 더 단단하게 연대하는 진보적 대중정당, 양극화와 불평등 구조를 개혁하는 유능한 민생정당이 되겠다"며 "민생을 위해, 국민의 삶과 미래를 위해 정책 대전환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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