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서 주운 美 학술지에 투고 수학자 이임학부터 이태규까지… 일제강점기 한국의 과학자들

정진수 2023. 8. 18. 20:3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세기 초 인류의 지식 체계를 바꾸어버린 현대물리학이 등장하며 전 세계 과학계는 들썩였다.

상대성이론 해설을 7편의 시리즈로 연재하며 이목을 집중시킨 나경석, 독일 과학 아카데미에서 아인슈타인을 만나고 와 그 생생한 현장을 우리나라에 전한 황진남, 2022년 노벨상 주제인 EPR 역설을 소개한 1935년의 과학자들, 국내 최초 이학박사인 천문학자 이원철, 야구 스타이자 물리학박사 최규남, 다윈의 '종의 기원'을 뒤집은 우장춘, 남대문시장에서 주운 미국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국제무대에 선 수학자 이임학, 국내 첫 노벨상 후보인 양자화학자 이태규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선이 만난 아인슈타인/민태기/위즈덤하우스/1만8500원

20세기 초 인류의 지식 체계를 바꾸어버린 현대물리학이 등장하며 전 세계 과학계는 들썩였다. 막스 플랑크가 양자역학의 문을 연 이후 퀴리가 방사능을 발견하고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발표하며 물리학에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됐다. 여기에 하이젠베르크, 슈뢰딩거까지 가세하며 물리학은 ‘황금기’를 구가했다.

이 시기, 우리의 조상들은 어땠을까. 아인슈타인이 주목받던 1920년대는 일제강점기, 민족의 ‘암흑기’였다. 그러나 과학의 열기는 더 뜨거웠다. 많은 조선의 지식인이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이유가 서구의 과학기술에 무지했던 탓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되찾기’에도 과학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탓이다.
민태기/위즈덤하우스/1만8500원
대표적인 것이 1919년 2·8 독립선언을 이끌었던 조선유학생학우회. 이들은 여름이면 전국을 돌며 상대성이론의 순회강연을 열어 ‘과학 알리기’에 힘썼다. “인류 문화사가 계속되는 한 아인스타인이라는 이름은 영원할 것이다”(동아일보), “웨 상대성이론을 알아야 하느냐고요? 시대에 뒤처질 수는 없으니까요”(동광) 등 주요 일간지와 잡지에서도 당대의 ‘과학 열정’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신간 ‘조선이 만난 아인슈타인’은 이 시대 열정 넘치는 과학자의 얘기를 담았다. 상대성이론 해설을 7편의 시리즈로 연재하며 이목을 집중시킨 나경석, 독일 과학 아카데미에서 아인슈타인을 만나고 와 그 생생한 현장을 우리나라에 전한 황진남, 2022년 노벨상 주제인 EPR 역설을 소개한 1935년의 과학자들, 국내 최초 이학박사인 천문학자 이원철, 야구 스타이자 물리학박사 최규남, 다윈의 ‘종의 기원’을 뒤집은 우장춘, 남대문시장에서 주운 미국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국제무대에 선 수학자 이임학, 국내 첫 노벨상 후보인 양자화학자 이태규 등이 그 주인공이다.

누리호 및 차세대 발사체 엔진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저자는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 과학과 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한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전한다. 또 한편으로는 이런 헌신적인 과학자들이 남북분단과 좌우분열로 이념이 얽히면서 선택을 강요받고, 기억에서 지워진 데 대한 아쉬움도 전한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