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도 영입 오피셜' 클롭 감독, 강제 중원 리빌딩 고백..."정말 이상한 상황"

김대식 기자 2023. 8. 1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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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중원 구성을 이렇게까지나 바꿀 생각은 없었다.

현재 리버풀은 일본 국가대표팀 주장인 엔도 와타루를 영입한 상태다. 아직 리버풀측 오피셜은 나오지 않았지만 슈투트가르트는 이미 엔도가 리버풀로 이적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슈투트가르트는 17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SNS를 통해 세바츠찬 회네스 슈투트가르트 감독의 말을 전했다. 그는 "구단에서 엔도의 협상을 허가했다. 엔도는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영국으로 이동했다. 오늘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30살의 나이에 엔도는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로 합류할 기회를 얻었다. 그의 꿈이었다"고 직접 언급했다.

슈투트가르트 구단과 감독은 팀의 주장인 엔도는 리버풀 이적이 발표만 앞둔 상태가 되자 먼저 발표를 해버린 것이다. 회네스 감독의 말처럼 엔도는 이미 영국에서 리버풀 이적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회네스 감독은 "구단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는 경제적으로 이득을 얻었다. 하지만 스포츠적인 관점에서 나는 전혀 기쁘지 않다. 엔도는 스포츠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중요한 선수다. 우리의 주장이다. 엔도는 출전 가능한 독일 분데스리가 리그 102경기에서 99경기를 뛰었다. 중요한 순간에 우리한테는 엔도가 있었다"며 엔도의 이적에 대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엔도를 영입하면서 반드시 필요했던 수비형 미드필더 영입을 해낸 리버풀이지만 정작 팬들은 여론이 좋지 않다. 결정적으로 엔도가 리버풀의 주전으로 자리매김할 실력이 있는지가 의문이다. 슈투트가르트에서 인정을 받았고, 일본 국대에서도 잘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팀과 경쟁해야 한다. 엔도가 로드리, 카세미루, 데클란 라이스 같은 다른 빅클럽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에 비해 실력과 이름값 모두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리버풀이 시즌이 개막된 와중에 이렇게 엔도 정도의 선수를 영입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대대적으로 진행된 리빌딩이 있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 제임스 밀너, 조던 헨더슨, 파비뉴, 나비 케이타 같은 중원자원을 내보내거나 매각했다. 체임벌린, 케이타, 밀너 등은 이미 주전급 자원이 아니라 전력상의 큰 손실은 아니었지만 헨더슨과 파비뉴가 나간 공백은 반드시 채울 필요가 있었다.

놀랍게도 헨더슨과 파비뉴를 매각한 것은 리버풀과 클롭 감독의 뜻이 아니었다. 구단으로서도 거절하기 힘든 이적료 제안이 도착했고, 선수들도 리버풀을 떠나길 원하면서 붙잡기 어려워진 상황이 연출되면서 리빌딩 속도가 더욱 빨라진 것이었다.

클롭 감독은 17일 독일 '스포르트1'과의 인터뷰에서 "우리한테는 이상한 상황이었다. 호베르투 피르미누는 계약이 만료된 상황이라서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내리면 됐다. 그러나 헨더슨과 파비뉴가 내 사무실로 와서 이야기했을 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조치가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걸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헨더슨이 알 이티파크로 이적하면서 받게 된 주급은 무려 70만 파운드(약 1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비뉴 또한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리버풀 최다 주급자인 모하메드 살라가 받는 주급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리버풀이 두 선수를 붙잡기 위해선 공들여서 완성시킨 주급 체계를 완전히 망가트리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조치였다.

클롭 감독은 오일머니를 등에 업은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의 행보에 매우 큰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사우디 리그의 재정 상황은 절대적으로 예외적이다. 거의 제한이 없는 것 같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계약하고, 돈을 지불한 사람한테 제한이 없다는 것"이라고 불평했다.

이어 "구단이 외국인으로 팀을 채울 수 없도록 어떤 식으로든 리그를 제한해야 한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울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정적 지원이 세계 축구를 어느 정도까지 변화시킬지는 알 수 없지만 상황은 분명히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우디 구단의 갑작스러운 이적제안으로 선수단 구성에 차질이 생긴 것도 사실이지만 리버풀이 발 빠른 대처를 해주지 못했던 것도 틀린 사실이 아니다.

리버풀이 원래 노렸던 수비형 미드필더는 2004년생 대형 유망주인 로메로 라비아였다. 사우샘프턴에서 두각을 나타낸 유망주였지만 첼시가 더 좋은 제안을 제시하면서 가로챘다.

이에 분노한 리버풀은 첼시의 타깃인 모이세스 카이세도를 하이재킹하려고 시도했다. 리버풀은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뛰어넘어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브라이튼에 제안했다.

당시 영국 'BBC'는 "리버풀이 1억 1100만 파운드(약 1875억 원)로 카이세도 영입에 합의했다. 첼시가 엔조 페르난데스에게 지불한 1억 700만 파운드(약 1824억 원)를 초과한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에 실패한 이후 스쿼드를 재건하기 위한 다양한 옵션을 찾고 있다"라고 전한 바 있다.

브라이튼은 리버풀의 제안을 곧바로 수락해 선수와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만들었다. 리버풀은 카이세도 영입을 위한 모든 절차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카이세도마저 리버풀이 아닌 첼시를 선택했다. 카이세도는 리버풀에 첼시로 이적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선수가 리버풀로의 이적을 원하지 않으면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카이세도는 첼시의 제안을 기다렸고, 첼시 선수가 됐다. 첼시는 1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카이세도 영입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 그는 기본 8년에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된 조건에 동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타깃을 영입하는데 2번이나 첼시와의 경쟁에서 패배한 리버풀은 와타루 영입을 서둘러 진행했다. 이적시장이 얼마 남지 않았고, 시즌이 이미 개막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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