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서도 철벽' 160㎞ 타구도 김하성 앞에선 속수무책... 亞 내야수 최초 GG 가능성, 갈수록 높아진다

김동윤 기자 2023. 8. 1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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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김하성이 백핸드로 땅볼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사진=샌디에이고 구단 공식 SNS
김하성이 1루를 향해 러닝 스로우를 하고 있다./사진=샌디에이고 구단 공식 SNS
김하성(오른쪽)./AFPBBNews=뉴스1
열흘 만의 3루 수비에도 여전히 철벽이었다.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실점을 막는 명품 3루 수비로 아시아 메이저리거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김하성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 홈 경기에서 1번 타자 및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쳤다. 시즌 타율은 0.284에서 0.281, OPS(출루율+장타율)는 0.820에서 0.813으로 하락했다.

이날 돋보인 장면은 수비였다. 샌디에이고는 주전 3루수 매니 마차도에게 휴식을 주면서 김하성을 대신 내보냈고, 그 자리에서 김하성은 3개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며 경기 끝까지 필드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첫 번째 장면은 0-0으로 맞선 4회말 카일 루이스 타석이었다. 루이스가 친 타구는 3루 방면으로 향했고, 김하성은 몸을 이동하지 않고 팔울 쭉 뻗어 잡아낸 뒤 터닝 스로우로 1루로 송구해 아웃 카운트를 만들었다.

두 번째 장면은 좀 더 극적이었다. 샌디에이고가 1-3으로 뒤진 9회초 2사 1루에서 가브리엘 모레노가 친 타구는 시속 99.6마일(약 160.3㎞)로 빠르게 좌측 파울 라인 선상으로 향했다. 하지만 잘 맞은 정타도 골드글러브급 수비를 지닌 김하성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김하성은 모레노의 타구를 백핸드 캐치로 낚아채더니 1루로 곧장 송구해 주자를 잡아냈다. 덕분에 샌디에이고는 9회말 마지막 반전을 노릴 수가 있었지만, 끝내 한 점도 만회하지 못하면서 1-3으로 패했다.

김하성./AFPBBNews=뉴스1
김하성./AFPBBNews=뉴스1

하지만 김하성은 주 포지션인 2루수뿐 아니라 3루수, 유격수에서도 정상급 수비를 보여주면서 올 시즌 내셔널리그(NL) 골드글러브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수비지표 DRS(Defensive Run Saved·수비수가 얼마나 많은 실점을 막아냈는가를 측정한 지표)에서 2루수(649⅔이닝) +12점, 3루수(181⅓이닝) +2점, 유격수(119⅓이닝) +3점으로 모든 포지션에서 평균(DRS 0점)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DRS +12는 내셔널리그 2루수 중에서는 단연 1위로 전 포지션 통틀어서도 6위였다. 김하성이 미국 현지 다수 매체들로부터 올 시즌 유력한 내셔널리그 2루수 골드글러브 수상자로 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해 신설된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에서도 자격 요건을 차츰 갖춰가고 있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유틸리티 선수들의 수비 공헌도를 높이 산 이 부문은 아직 이닝과 포지션 소화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 때문에 지난해 유틸리티 골드글러브 부문 최종 후보 6인을 통해 짐작해볼 수 밖에 없는데 D.J.르메이휴(뉴욕 양키스)의 사례가 김하성과 가장 근접하다.

지난해 르메이휴 역시 김하성처럼 1루수(265이닝), 2루수(385⅔이닝), 3루수(385⅔이닝) 등 내야만 소화하면서 최종 후보 3인에 올랐다. 근접한 또 다른 사례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태극마크를 단 한국계 메이저리거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으로 그는 지난해 유격수(622이닝), 2루수(614⅔이닝), 3루수(26이닝), 중견수(5이닝), 우익수(3이닝) 등 내·외야를 모두 소화했다. 하지만 중견수, 우익수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었고 2루수와 유격수의 비중이 커 김하성의 유틸리티 골드글러브 자격 충족 가능성을 높인다. 두 가지 부문 모두에서 후보에 든다면 아시아 메이저리거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도 꿈은 아니다.

한편 타석에서는 대체로 불운했다. 상대 투수는 올 시즌 25경기 12승 5패 평균자책점 3.24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꼽히는 우완 투수 잭 갈렌. 김하성은 1회 첫 타석부터 한 가운데로 몰린 직구를 공략해 시속 96.8마일 타구를 만들었다. 하지만 좌익수 토미 팸이 담장 앞에서 점프해 잡아내 아웃이 됐다.

3회도 좌익수 뜬 공으로 물러난 김하성은 5회에도 아깝게 우익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갈렌의 5구째 직구를 잘 노려쳐 시속 98.8마일의 타구를 생산했으나, 그 앞에는 우익수 코빈 캐롤의 글러브가 기다리고 있었다. 타구 속도와 방향, 비거리 등을 고려했을 때 기대 타율 0.770의 타구여서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김하성./AFPBBNews=뉴스1
김하성./AFPBBNews=뉴스1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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