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 가기 싫었다"+'연봉 7300억 거절'...그랬던 메시가 미국 '꼴찌'로 이적한 이유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리오넬 메시가 축구의 중심이 아닌 미국으로 향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고백했다.
인터 마이애미는 오는 20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간) 미국 내슈빌에 위치한 지오다스 파크에서 내슈빌 SC와 2023 리그스컵 결승전을 치른다. 마이애미는 구단 창단 역사상 첫 우승 트로피에 도전한다.
인터 마이애미 창단 후 가장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메시가 사전 기자회견에 나섰다. 메시가 미국으로 이적한 뒤에 엄청난 활약을 펼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기자회견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메시가 미국프로축구리그(MLS)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은 많았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메시는 팬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을 해냈다. 크루즈 아술과의 데뷔전에서 드라마 같은 극장 데뷔골을 뽑아낸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를 180도 바꿔놨다.
메시가 오기 전까지 인터 마이애미의 경쟁력은 리그 최하위이었다. 동부, 서부로 나눠서 진행되는 MLS에서 인터 마이애미는 동부 최하위에 머물고 있었다. 리그 기준 11경기에서 3무 8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메시, 세르히오 부스케츠, 조르디 알바가 영입되면서 인터 마이애미는 단숨에 리그 최고 수준의 경쟁력으로 올라섰다. 단연 돋보이는 존재감은 메시다. 데뷔전 데뷔골에 이어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에 2골(1도움), 올랜도 시티에 2골, 댈러스에 2골, 샬럿에 1골, 그리고 필라델피아에 1골을 올려 도합 6경기 9골 1도움을 폭발시켰다.
리그 꼴찌팀인 마이애미는 파죽지세로 리그스컵 결승전에 올랐다. 메시도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한 자신의 선택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행복을 이어갈 또 다른 경기가 있어 좋다. 난 지금 매우 행복하고,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다. 이 도시에 오기로 결정했고, 시간을 두고 내린 결정이었다. 하루아침에 내린 결정이 아니었기에 모든 것이 훨씬 쉬워졌다"라고 밝혔다.
사실 메시가 축구의 중심인 유럽을 떠나서 축구가 최고 스포츠가 아닌 미국으로 이적하기로 결정했을 때 모두가 아쉬움을 표했다.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통해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오른 메시의 플레이를 더 이상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시는 MLS 리그가 빠르게 성장 중이라고 확신했다. "성장은 리그의 몫이다. 성장하기에 이상적인 순간이다. 미국에서 열릴 중요한 대회(2024 코파 아메리카, 2026 북중미 FIFA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다. 리그가 도약해서 오랫동안 추구해온 것을 찾아야 할 때다. 최고 수준의 축구를 목격하기 위한 모든 것이 준비됐다"며 MLS 리그 성공을 기원했다.
메시는 MLS 리그에 속한 팀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도 인정했다. 그는 "미국은 월드컵에서도 훌륭한 팀이었다. 매우 경쟁적이었다. 이번 리그스컵도 증명하고 있다. 결승전에 멕시코 팀이 없다. 어떤 팀이든 다른 팀을 이길 수 있다. 경쟁적이고, 치열하다. 모두가 홈에서 강하고. 원정에서 어려워한다"며 MLS 리그를 평가했다.
그래도 여전히 메시한테는 MLS 리그가 작은 게 사실이다. 세계 최고의 무대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시는 자신의 커리어보다는 가족을 위한 선택을 내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많은 걸 기반으로 결정을 내렸다. 많이 고민했고, 가족과 함께 결정했다. 축구를 계속해서 즐기기 위해 이곳에 왔다. 축구를 즐겨온 곳이라서 이곳을 선택했다. 경기장에서의 결과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의 일상생활에도 매우 행복하다. 도시와 팬들의 환영을 즐기고 있다. 마이애미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환영해준다. 댈러스로 원정을 떠난 적이 있는데 대우가 굉장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감사하다"며 미국으로 이적한 이유에 대해서 말했다.
사실 메시가 돈을 원했다면 다른 선택을 내릴 수도 있었다. 메시가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나기로 결정했을 때 메시를 가장 원했던 구단 중 하나가 사우디아라비아 오일머니 자본을 힘에 업은 알 힐랄이었다.
알 힐랄은 메시한테 축구 역사상 최고 연봉을 제안했다. 초기 제안은 무려 4억 유로(약 5829억 원)에 달했다. 메시가 알 힐랄의 제안을 고민하자 5억 유로(약 7287억 원)까지 제안을 상향 조정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알 나스르에서 수령하고 있는 연봉의 무려 2.5배였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메시한테는 바르셀로나 복귀만이 선택지였다. 바르셀로나는 공개적으로는 메시 복귀를 추진했다.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돈이 없어서 강제로 내보낸 바르셀로나는 자신들의 과오를 되돌리고 싶어했다.
사비 에르난데스 바르셀로나 감독은 "메시가 돌아오면 그가 우리를 도울 것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후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한테도 알려드렸다. 메시는 여전히 뛰어난 선수고, 여전히 굶주려 있고, 여전한 승자이자 리더십을 가진 선수"라며 구단에 메시 복귀를 직접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바르셀로나도 '공개적으로는' 메시 복귀를 추진했다. 메시 아버지이자 에이전트인 호르헤 메시가 라포르타 회장을 만나서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재정적으로 여전히 문제가 있어서 공식적인 제안을 넣지 않았다.
2년 전 아픔이 여전히 남아있는 메시는 더 이상 바르셀로나만 기다릴 수 없었다. 메시는 지난 6월 인터 마이애미 이적을 결정한 후 "(바르셀로나로) 돌아가고 싶었다.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매우 기뻤지만 바르셀로나를 떠날 때와 같은 상황에 처하고 싶지 않았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채 남의 손에 나의 미래를 맡기고 싶지 않았다. 내 미래는 내가 직접 결정하고 싶었다. 스페인 라리가가 승인을 했다고 해도 해결해야 할 일이 정말 많았다. 팀 연봉을 낮추거나 선수를 팔아야 했는데 그런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메시한테 PSG 잔류는 선택지조차 아니었다.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새로운 무대와 나라에서 사는 경험을 즐기게 되어 기쁘다. 항상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우리가 원했던 곳에 있다. PSG행은 스스로 원치 않았었다. 바르셀로나를 떠나고 싶지 않아 힘들었다"고 전했다.
바르셀로나 복귀가 불가능해지자 메시는 가족을 위한 선택을 내렸다. 5억 유로에 가까운 상상을 초월하는 연봉보다는 가족들이 더 행복한 삶을 살길 원했다. PSG에서 가족들도 상처를 많이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에서 적은 연봉을 수령하는 건 아니다. 프랑스 '르 파리지앵'이 지난 1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인터 마이애미에서 활약 중인 메시는 4500만 유로(약 657억 원)를 수령한다. 전 세계 최고 연봉자 6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엄청난 액수지만 인터 마이애미는 메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미국 '야후 스포츠'는 " MLS 최약체는 계속해서 놀라운 반전을 일으키고 있다. 메시는 마이애미에 입단한 이후 절대적이며 마이애미를 우승 후보로 탈바꿈시켰다"라고 극찬했다.
구단 홍보 효과는 경기장 안에서의 파급력보다 크다. 미국 'ESPN'에 따르면 메시 이적 후 인터 마이애미를 구글(Google)에 검색해보는 빈도가 1200% 이상 상승했다고 한다. 그만큼 파격적인 이적이었던 것이다.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에 데뷔하고, 좋은 활약을 보이자 메시 관련 상품과 인터 마이애미 상품 주문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MLS에서 가장 상품을 많이 판 구단에 등극했고, 다른 구단에 비해 구매율이 50% 이상 높았다. 메시 영입 오피셜이 나온 후 인터 마이애미의 상품 구매는 무려 5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유니폼 판매 수치가 증명해준다. ESPN'은 "메시의 인터 마이매이 첫 날 유니폼 판매량은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서 소속팀을 바꾼 선수 중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메시의 인기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고 언급했다.
메시한테 근접했던 선수는 단 3명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021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복귀했을 때, 미국프로풋볼 역사상 최고의 쿼터백으로 꼽히는 톰 브래디가 2020년 템파 베이로 이적했을 때 그리고 미국프로농구 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르브론 제임스가 2018년 LA 레이커스로 이적했을 때다.
3명의 선수 모두 각 스포츠의 역사에서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축구계 GOAT인 메시보다 더 대단한 기록을 작성하지는 못했다. 인터 마이애미는 메시 관련 상품 문의가 폭증해 수익이 대폭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MLS에 관심을 가지는 전 세계 축구팬들도 엄청난 수치로 폭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 마이애미는 경기장 안팎에서 메시 효과를 200% 누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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