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청문회, 언론관 놓고 여야 공방…‘홍위병·노영방송’ 언급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언론관을 두고 여야가 맞붙었습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오늘(18일) 이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에서 홍보수석 비서관으로 재직할 당시 언론 장악을 시도했다며 공세를 펼쳤습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야당의 공세에 “문재인 정권에서의 언론 장악 시도를 잊은 내로남불”이라며 역공을 펼쳤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언론장악 백서 문건을 보면 우익 우파 언론 단체를 동원해서 MBC를 강하게 비판하는 여론을 유도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그런 행위가 언론 개입과 아무 상관이 없는 건가”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같은 당 이정문 의원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동조하거나 보수 우파 목소리를 대변해서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언론만 격려하는 것은 ‘VIP 프렌들리’(대통령 친화) 아닌가”라며 “왜곡된 언론관을 가진 후보자에게 방통위 중립성 확보는 어불성설로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인영 민주당 의원도 “기자협회의 반대 여론이 높고 일반인 여론조사도 해보니 부정적으로 나왔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수평으로 한다지만 개인의 언론관은 한쪽으로 편향된 것 아닌지 자성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의 공세에 이동관 후보자는 “제가 관여했다면 (문재인 정부의) 엄혹한 적폐청산 수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겠나”고 되물었습니다.

또 “방송 장악 기술자라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부끄럽고 참담하다”며 “방송 장악이 됐다면 광우병 괴담, 천안함 괴담은 물론 세월호 고의 좌초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이런 일이 있었겠나”고 반박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 엄호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청와대 동정이나 정책 관련해서 왜곡된 보도 또는 오해에 의한 보도가 있으면 그냥 둬야 하나. 잘못 안 거니까 바로 잡아달라고 요청을 하는 것”이라며 “잘못된 뉴스가 있다면 기사 작성자에게 또는 책임자에게 잘 설명해서 접점을 찾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홍석준 의원은 “일부 언론이나 야당에서는 언론 장악 프레임을 만들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근거 문건이라는 국정원 문건 출처가 애매하다”며 “문건을 보면서 정말 이 후보자가 이렇게 무소불위하고 전지전능한 미디어 황제인가. 그리고 만일 문건대로 됐다면 방송 언론인들은 정말 허수아비인가”라고 했습니다.

과방위원장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도 이 후보자를 적극 엄호했습니다.

장 의원은 “후보자 내정설이 나온 이후에 이 후보자가 방송 장악 기술자 등 정치권으로부터 이루 말할 수 없는 모욕적인 발언을 듣고 있다”며 “(민주당이) 도둑이 제 발 저린건지 자신들의 기득권을 놓지 않겠다는 마지막 발악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이 장 위원장에게 항의하며 청문회장은 한때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이동관, 공영방송 설치 위원회 향해 “‘홍위병 운동’과 유사한 성격”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KBS와 MBC 등에 설치됐던 여러 위원회에 대해 “이른바 ‘홍위병 운동’과 유사한 성격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막후에 누가 있었는지, 누가 지휘하는 보이지 않는 손인지 사실은 알고 있지만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라며 “그것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리라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5기 방통위를 평가해달라는 말에는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 사건을 언급하면서 “특정 종편을 탈락시키려는 목적으로 보이지만 점수를 조작한 사건은 중대 범죄행위”라면서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6기에서는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KBS 같은 경우는 문제가 생기면 경영진을 문책하는 게 맞다”며 “그러나 법 개정 사항이니까 그런 방향으로 논의를 모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여야 위원들이 지혜를 주면 여론을 수렴해서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공영방송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권력이나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 아니라 노조로부터의 독립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니까 ‘노영방송’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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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준 기자 (kjpark@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