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봉준호도 극찬" 이선균x정유미 美친 연기→'유니크한 공포'[종합]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올여름 가장 유니크한 공포가 찾아온다. 이선균과 정유미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에 봉준호 감독의 어깨너머로 배운 연출력이 집약된 '잠'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18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영화 '잠'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정유미, 이선균과 유재선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수면 중 이상행동을 하는 남편 현수 역을 맡은 이선균은 영화에서 각종 기이한 행동을 한다. 냉장고 속 다양한 음식을 먹는 장면에 대해 이선균은 "'고래사냥'에서 안성기 선배가 생닭을 먹는 장면 떠올렸다"며 "그런 장면 찍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감독님이 더럽지 않게 찍어줘서 다행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실제 음식을 먹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맞다고 답하며 "위생 상태가 좋은, 아침에 장 봐 온 음식이었다. 특히 생선은 상태 좋은 거였고 질길까 봐 절인 생선을 준비해 주셨다. 뼈가 세지 않아서 문제 없이 촬영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무명 배우 현수 역할을 맡은 유명배우 이선균은 "단역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현수의 입장 공감이 많이 됐다"며 "아직도 내가 등장하는 영화를 잘 못 본다. 촬영할 때 신인 시절에 숨고 싶어 했던 그런 마음을 담아서 연기했다"고 답했다.
정유미는 남편 현수 때문에 잠들지 못하는 아내 수진 역을 맡았다. 그는 수진 역을 맡으면서 다양한 감정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는데 이에 "힘든 점은 없었다"며 "그날그날 감독님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대로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잠'으로 4번째 호흡을 맞춘 이선균과 정유미. 이에 정유미는 "3번 촬영을 했지만, 촬영 시간이 많지 않아서 장편영화에서 꼭 호흡을 맞추고 싶다는 생각했다"며 "(이선균이)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캐릭터 연기하는 거에 대해서 동경하고 있었고, 그런 배우와 연기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선균 역시 "홍상수 감독님 영화에서 호흡을 많이 맞췄는데 일상적인 상황 연기를 하는 거다 보니 편안하게 연기를 해왔다"며 "그래서 언젠가 장르적인 작품에서 연기해 보고 싶다고 했는데 이번에 이루게 됐다. 즐겁게 촬영했다"고 답했다.
유재선 감독은 몽유병을 소재로 삼은 이유에 대해 "피상적인 관심이 있었다. 괴담식으로 몽유병 환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랑하는 사람을 해치거나 운전하거나 이런 이야기들을 듣고 자극적인 소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만 했다. 근데 생각을 하다 보니 몽유병 환자의 일상과 그 사람을 지키는 주변인들에 대해서도 생각이 났다"고 했다.
유재선 감독은 첫 장편 상업영화 연출작인 '잠'으로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됐다. 칸에서 인상적이었던 순간에 대해 그는 "잘 봐주셨는지 자리에서 일어나서 박수를 쳐주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유재선 감독은 "뛸 듯이 기뻤지만, 두려움과 긴장을 많이 느꼈다"며 "그게 영화제 상영하기 1달 전까지 지속됐던 두려움이었는데 그래서 끝나고 좋은 반응에 안도를 느꼈고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탈출'과 '잠' 두 작품으로 칸에 방문한 이선균은 "두 작품이나 초대받게 돼서 너무 좋다. 갈 때마다 벅차고 감사하다. 떨리기보단 설레고 벅참이 많은 자리인 것 같다. 칸의 좋은 기운을 받고 시작했던 게 가장 좋고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의 연출부로 경력을 쌓아온 유재선 감독. 봉준호 감독은 '잠'을 보고 "10년간 가장 유니크한 공포"라는 호평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유재선 감독은 "슬프게도 그 호평을 나한테는 안 해서 주워들었는데 들었을 때는 너무 기쁘고 영광이었다"고 벅찬 마음을 밝혔다.
이어 "감독님은 관객으로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만들고 영화인으로서도 롤모델"이라며 "보시기만 하셔도 감동인데 호평까지 남겨주셔서 영광이고 기뻤다. 전화를 하셔서 긴장감이 끝까지 늦춰지지 않아서 좋고 두 사람의 연기가 소름 돋는다고 말씀하셨다"고 답했다. 두 배우들이 부끄러워하자 그는 "자세히 기억이 안 나지만, 소름 돋는다 혹은 미쳤다 둘 중 하나였다"고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유재선 감독은 "봉준호 감독님이 '엔딩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말하지 마라. 그걸 생각하는 것도 관객이 가져갈 수 있는 재미다. 그 재미를 박탈하지 마라'고 해서 그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다"라며 결말에 대한 해석을 비밀로 남기기도 했다.
유재선 감독 영화 연출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재밌는 장르 영화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시나리오를 썼다"며 "시나리오 썼을 당시에 오래된 여자친구와 결혼이 임박했던 시기였다. 그때 가졌던 결혼에 대한 화두가 시나리오에 녹아들었다. '올바른 결혼이란 무엇인가. 부부는 문제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런 화두에 대한 대답을 얻어내고자 무의식적으로 쓴 시나리오였다"고 밝혔다.
3개의 장으로 구성된 영화 '잠'. 이에 유재선 감독은 "상황이 극적으로 변화하는 세 시기를 한 장씩 다루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렇게 해서 얻은 좋은 효과가 많다. 연출적으로도 좋았다. 한정된 공간인 집에서 인물의 심리에 맞게 장을 나눠 보는 재미를 줄 수 있었다"고 답했다.
'잠'은 오는 9월 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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