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조기방류 요청’ 논란 지속…野 “사실 아닌데 왜 항의 안 하나”

'총선 고려 오염수 조기방류 요청' 아사히신문 보도
"언급할 수준 아냐"→"사실 전혀 없다"…논란 일자 강경해진 정부
野 "사실 아니면 정부 의지 왜곡한 건데 항의 않는 이유 뭔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조기 방류, "정부 요청한 적 없어"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왼쪽 두 번째)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에 참석해 일본 언론이 보도한 한국 측의 '내년 총선 영향 최소화를 위한 오염수 방류 요청 관련한 보도'에 대해 "정부가 요청한 사실이 없다"라고 밝히며 보도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2023.8.18 hkmpooh@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일본 측에 총선 부담 경감을 위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서둘러달라고 요청했다는 아사히신문 보도로 인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인 18일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그렇다면 일본 언론에 왜 항의를 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오염수 일일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일본 측에 조기 방류를 요청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부의 모든 판단은 국민 건강과 안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일체 정치적 고려 없이 과학적 검토에 기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그러면서 “(한일 실무협의에서) 논의하는 의제 중 하나가 방류 전에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정부 측에 알려달라는, 결정하게 되면 사전에 조율해 달라는 게 포함돼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논란이 불거졌을 때보다 강경해진 발언이다. 박 차장은 전날 브리핑에선 “기사는 봤지만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정부가 언급할 수준의 기사는 아니다”고 말했다. 같은 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출석한 한화진 환경부 장관도 “사실을 확인해봐야 한다. 저는 그걸 믿지 않는다”고 했다.

정부가 강하게 부인했음에도 민주당은 전날 사실 여부를 밝히라 압박한 데 이어 이날에도 공세를 펼쳤다.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면 정부 차원에서 아사히신문에 항의를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박 차장 브리핑은) 일본 측과 동일한 입장이다. 정부 답변이야말로 ‘오염수 방류가 불가피하다면 총선에 악영향이 적도록 방류를 빨리 하라’고 요청했다는 아사히신문 보도를 수긍하게 한다”며 “정부·여당은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면서도 항의조차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정부의 의지와 과학적 검토를 왜곡한 게 아니라고 보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권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면 한 장관은 왜 단호하게 ‘사실이 아니다’고 말하지 못했나”라며 “오염수 방류를 빨리 해 달라고 요청한 정부·여당 인사는 누구였는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도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사히신문 보도를 언급하며 “충격적인 보도”라며 “(18일 열리는) 한미일정상회의에 앞서서 이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