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추정 입각한 소설" vs 野 "합작품"…학폭의혹 평행선

박소연 기자 2023. 8. 1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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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與·이동관 "단순 다툼, 외압 없었다" vs 野 "권력·하나고 합작품"…장제원 질의에 고성 항의도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죄송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위원님이 주장하시는 것은 추정에 입각한 소설이라고 하면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이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혹 제기에 이같이 반박했다. 이날 여야는 오전부터 이 후보자를 대상으로 자녀 학폭, 언론장악 시도 의혹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으나 각기 서로 다른 주장만 펼치며 내내 평행선을 달렸다.

강 의원은 이날 오후 "이 후보 부인이 아들 지각한 것이 (생기부에) 기재되자 삭제해 달라고 담임교사한테 막 얘기를 한다"고 하자 이 후보자는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조금 전 제가 우리 직원을 통해 그 (담임)선생님한테 확인을 했다. 확실하다고 한다"며 "그러면(거짓말 하면) 분명히 사퇴하겠다고 했는데 다시 묻는다"고 따졌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그 분이 증거를 제시하셔야지 말로만 얘기하면 어떻게 하나. 저희 집사람으로부터 그런 전화를 받았다면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의 반발에도 강 의원은 의혹 제기를 이어갔다. 그는 "학폭 사실이 미기재됐고 일반고로 전학가 고려대 수시 추가합격을 한다"며 "학폭으로 감점됐으면 떨어졌을 것이다. 축하드린다. 엄마, 아버지의 완전범죄였다. 이것은 권력과 하나고의 합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의 일방적 주장이 이어지자 장제원 위원장이 개입해 "아들의 문제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개입했다는 발언은 근거를 제시를 안 하고 계속 공격을 하고 있는데 답변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이 고함을 지르며 항의했다. "국민이 보고 있어"라는 고성도 나왔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아들이 학폭 가해자였으며, 이 후보자가 부당한 외압을 행사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근거로는 이 문제를 최초 제기한 전경원 교사를 비롯해 교사들 인터뷰, 제보 등을 들었다. 그러나 이 후보자와 국민의힘은 학폭이 아닌 청소년끼리의 다툼으로 이 후보자가 개입한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단 입장을 거듭 밝혔다.

민주당은 학폭위가 열리지 않은 사실이 이 후보자의 외압의 증거이며, 이 후보자 아들이 전학간 사실이 학폭의 증거라고 주장했으나 이 후보자는 학폭위 미개최는 자신과 무관한 일이고 전학도 당시 담임선생님 조언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학폭 여부를 떠나 자녀의 문제로 부모를 공격하는 '연좌제'가 옳은지, 또 부모가 고위공직자 후보자란 이유로 10년 전 일이 전 국민에게 낱낱이 공개되는 것이 옳은지 문제를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허 의원은 "헌법이 금지하는 게 연좌제다. 공직자도 아닌 국민에 대한 집단린치가 벌어지는 데 인권을 입버릇처럼 말하던 분들이 앞장섰다"며 "공직자 자녀 문제마다 다짜고짜 부모가 죄인이다 하는 것은 구태적이고 전근대적 발상"이라고 했다.

다만 허 위원은 "학폭 발생 당시 (김유승)이사장에게 전화한 것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대부분 부모들은 학교 고위직과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자가 "(김 이사장이 학폭 사실을) 통보받은 후 유일하게 아는 사람이었다"고 해명하자 허 의원은 "송구스러운 건 송구스럽다고 하라"고 요구했다. 이 후보자는 "어찌됐건 그 문제로 오해가 빚어진 처신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이날 장제원 위원장이 위원들의 주질의 후 질의를 시도하면서 야당 의원들로부터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장 위원장은 "이동관 후보자 방통위원장 내정설이 나온 이후에 정치권으로부터 이루 말할 수 없는 방송장악기술자 등 모욕적 발언을 듣고 계시고 또 명색이 몇몇 공영방송에서 행하고 있는 이 후보자에 대한 음해, 인격살인 이런 것을 바라보면서 도대체 왜 방통위원장 자리를 두고 이렇게까지 후보자를 모욕하고 인격살인을 해야 되는지. 정말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인지"라고 했다.

장 위원장은 "이 청문회 현장은 내로남불의 극치"라며 "공직 중에 가장 중립성을 담보해야 할 공직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다. 중앙 선관위 상임위원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을 임명하고 재임까지 시키려 하지 않았는가. 이런 인사를 했던 문재인 정권에서 일하던 분이 지금 이동관 지명에 대해 문제를 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나 장 위원장은 "방송 장악이요? 이게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방송 장악을 하겠다는 문건이 있다"라며 "여기 나와 있는 그대로 민주당은 언론 장악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 기울어진 방송통신 환경을 바로 잡아서 공정하게 만드신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나. 그 발언 하나 붙잡고 임기를 완수한다면 훌륭한 방송통신위원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방송장악 기술자란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그 말이 나올 때마다 부끄럽다. 방송장악이 제대로 됐다면 광우병 괴담, 천안함 괴담, 그리고 저희 (이명박)정권에서 있었던 일은 아니지만 세월호 고의좌초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괴담) 등이 있었겠나"라고 반문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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