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100년 전 한국서도 상대성이론을 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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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간된 <조선이 만난 아인슈타인> 은 '조선은 과학 불모지였다'는 통념을 정면 반박한다. 조선이>
책은 변화의 물결이 꿈틀대던 구한말, 한국 과학자들과 관련 논의를 다룬다.
한국 과학자들의 업적과 분투를 끊임없이 강조하는 책의 서술 방식이 다소 강박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저자의 사명감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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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태기 지음
위즈덤하우스
316쪽│1만8500원
최근 출간된 <조선이 만난 아인슈타인>은 ‘조선은 과학 불모지였다’는 통념을 정면 반박한다. 책은 변화의 물결이 꿈틀대던 구한말, 한국 과학자들과 관련 논의를 다룬다. 이 과정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의 독립운동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간 관계를 짚는 등 우리의 숨은 과학사를 보여준다.
저자는 아인슈타인이 주요 국가에서 주목받던 1920년대 바로 그 시점에 한국에도 상대성이론이 전해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단순히 소개된 정도가 아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순회 강연이 열렸고 주요 일간지와 잡지가 양자역학을 다뤘다. 100년 전에 말이다.
저자 민태기 씨는 서울대 기계공학과에서 학사부터 박사 과정까지 끝내고 미국 UCLA 연구원,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했다. 현재는 ㈜에스엔에이치 연구소장으로 누리호 및 차세대 발사체 엔진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왜 과학을 알리려던 이들은 잘 알려지지 않았을까.” 저자는 1895년 서재필의 귀국부터 6·25전쟁 직후까지 한국사와 한국과학사의 주요 장면을 짚어나가며 이 질문의 답을 찾아 나간다.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 이념 갈등과 혼란이 이 땅의 과학자들을 지워버렸다.
구한말 과학자들은 당대 지식인이었고 일부는 독립운동가이기도 했다. 그들은 나라 잃은 민족인 유대인이 과학기술을 토대로 나라를 되찾았다고 봤고 그 중심에 있던 과학자 아인슈타인에게 주목했다. “우리 선조들은 무기력하지 않았다.” 책은 어쩌면 에필로그 속 이 한 문장을 말하기 위해 쓰인 것처럼 보인다. 한국 과학자들의 업적과 분투를 끊임없이 강조하는 책의 서술 방식이 다소 강박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저자의 사명감이 전해진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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