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체스연맹 “남성->여성 성전환자 여성부 출전 금지”

세계체스연맹(FIDE)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사람은 여자 체스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지침을 내놨다고 미국 NBC 방송이 현지시간 17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FIDE는 지난 14일 ‘성전환자 출전 지침’을 발표하고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트랜스젠더는 연맹이 ‘추가 분석’을 마칠 때까지는 생물학적 성과 성 정체성이 일치하는 ‘시스젠더’(cisgender) 여성과 경기를 치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FIDE는 또 여성 선수권 타이틀 보유자가 남성으로 전환한 경우 여성 타이틀이 박탈될 것이고, 트랜스젠더 남성 선수가 성별을 다시 여성으로 바꾸면 기존의 여성 선수권 타이틀도 복원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FIDE는 “지금까지는 이런 지침이 없이 혼란이 야기됐다”며, 성전환자 문제에 대해 서두르지 않고 관련 규칙을 연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분간 성전환자들은 FIDE가 주최하는 대회의 ‘오픈 섹션’에 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FIDE는 앞으로 2년 안에 최종 분석 결과를 내놓을 방침입니다.

다만 이번에 발표된 성전환자 출전 지침을 두고 일각에서는 FIDE가 시스젠더 남성과 트랜스젠더 여성이 시스젠더 여성보다 더 우수하다는 것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트랜스젠더평등센터(NCTE)는 “이 지침은 시스 여성과 트랜스 여성 및 체스 게임 자체에 대한 모욕”이라며 “시스 여성이 시스 남성과 경쟁할 수 없다는 가정과 무식한 반트랜스 이념에 근거한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한편 최근들어 여러 국제 스포츠 단체들이 잇따라 트랜스젠더의 경기 출전을 제한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제수영연맹은 오는 10월 월드컵에서 트랜스젠더 선수들을 위한 별도의 종목을 선보일 것이라고 지난달 밝혔습니다.

이보다 앞서 세계 사이클링협회 역시 사춘기 이후 성전환한 트랜스 여성의 여성 경기 출전을 금지했고, 지난 3월에는 세계육상연맹이 트랜스 여성들의 여성부 출전을 금지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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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mjnew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