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강서구청장 출마…野 “나와주면 고맙겠다”
공관위 꾸려 공천 논의 본격화 野
[파이낸셜뉴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은 18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맞상대가 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에 대한 비판을 하며 입장을 밝혔는데, 민주당에선 오히려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김 전 구청장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특사 단행으로 사면·복권 된 뒤 “강서구로 돌아가겠다”며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 전 구청장은 “이번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민주당은 음주운전·도박·알선수재 등 파렴치한 전과자들이 출마의사가 있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며 “최근 16년간 민주당이 강서 구정을 장기 독점해왔기에 이런 자질 없는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할 정당은 ‘돈봉투 민주당’”이라며 “지난 선거 당시 민주당 후보는 조직적으로 돈봉투를 뿌리며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는 혐의로 최근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고 했다.
이는 국민의힘 내에서 강서구청장 후보를 낼지, 또 김 전 구청장을 재공천할지를 두고 고심 중인 상황을 의식한 발언이다. 김 전 구청장이 유죄판결을 받아 직을 잃었기에 당규상 공천해선 안 되지만, 실형을 받은 사건이 정부·여당이 정당하다고 보는 사안이라서다.
지난해 지방선거에 나섰던 김승현 전 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는 지난 6월 사전 선거운동 및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김 전 구청장도 최근 당선무효형을 받아 직을 잃긴 했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감찰 무마 의혹 폭로로 인한 공무상비밀누설죄를 받은 것이라 정부·여당에선 공익제보자로 여기고 있다.
다만 김 전 구청장이 국민의힘 간판을 걸고 선거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국민의힘은 공천 여부를 공식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당규를 지키면서도 실질적으로 후보는 내도록 당 후보는 무공천하되 김 전 구청장은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김 전 구청장이 나온다면 오히려 우린 고맙다. 그 높은 인지도는 우리 지지층 입장에선 ‘나쁜 인지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은 “김 전 구청장이 출마하는 게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총선을 앞두고 치르는 선거라 진영과 세 싸움이 주를 이루게 되기에 후보 인지도와 개인기가 힘을 발휘하는 건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김 전 구청장 출마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조 전 장관 의혹 폭로를 시작으로 이번 윤 대통령 사면·복권으로 쌓아올린 김 전 구청장의 인지도가 강성 지지층은 결집시키겠지만 보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서울 강서구는 3명의 국회의원이 한정애·진성준·강선우로 모두 민주당 소속인 지역이라 중도층 지지 없인 이길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 전 구청장이 누명에서 벗어난 건 강성 지지층은 환영하겠지만 우리가 이기기 위해 필수적으로 끌어들여야 하는 중도층은 어떻게 볼지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가 김 전 구청장을 억울하다고 보는 건 반대편에서 조 전 장관이 희생양이라고 믿는 것과 같이 보일 수 있다. 둘 다 유죄 판결을 받고서도 나서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강성층만 바라보면 서울과 수도권에선 이기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후보 확정은 이 달 말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민주당은 16일 최고위 결단으로 검증위를 조기 종료시키고 조정식 사무총장과 김병기 의원이 각기 이끄는 공천관리위원회와 공천재심위를 꾸렸다. 18일 예정됐던 13명 예비후보를 3~4명으로 추리는 작업을 공관위가 이어받고 경선을 치를지, 전략공천을 할지 정무적 판단도 이뤄진다. 국민의힘은 아직까지 공천 논의가 없긴 하지만, 후보를 내기로 결정한다면 공천 절차와 선거운동 시간을 고려해 이 달 말에는 공천 여부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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