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서 여자친구 살해·도주한 현직 해양경찰관 구속

광주지법 목포지원, 도주 우려로 영장 발부
"말다툼 끝에 살해" 진술…범행 후 범행 은폐 정황도

(목포=뉴스1) 최성국 기자 = 여자친구를 화장실에서 살해하고 달아난 30대 현직 해양경찰관이 구속됐다.

18일 목포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살인 등의 혐의로 붙잡힌 최모 순경(30)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광주지법 목포지원은 최 순경의 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 순경은 지난 15일 오전 3시20분부터 오전 3시50분 사이 전남 목포시 하당동의 한 상가건물 화장실에서 여자친구 B씨(30·여)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최 순경은 식당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했고, 화장실에 가는 여자친구의 뒤를 쫓아가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화장실의 문을 잠근 뒤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피해자의 입을 막고 이같은 일을 벌였다.

당일 오전 3시50분쯤 다시 식당으로 돌아온 최 순경을 계산을 마치고 범행 장소로 돌아갔다.

그는 범행 장소에서 머무르다 오전 5시30분쯤 화장실 창문으로 도주했다.

B씨는 상가 관계자에 의해 오전 6시쯤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은 B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같은날 오후 4시쯤 목포 한 모텔에서 최 순경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B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했고, 부검의는 '목 졸림으로 인한 질식사'라는 1차 구두소견을 내놨다.

또 B씨는 엎드린 채 변기 안에 머리를 넣은 상태로 발견돼 최 순경이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최 순경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교제한 지 2개월이 된 여자친구와 잦은 말다툼이 있었고, 범행 당시에도 자신의 말투를 지적한 것에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최 순경은 경찰에 범행 은폐 시도와 시신 위치 조작 등을 부인하고 있다.

지난해 해경으로 임용된 최 순경은 특수부대 출신인 것으로 전해졌다.

목포해경은 최 순경을 근무에서 배제했으며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징계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참가한 최 순경은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대답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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