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비밀기지서 ‘자폭 드론’ 대량 생산…한 번에 수 백대씩 우크라 공격 가능

임대환 기자 2023. 8. 1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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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비밀 군사기지에서 이란제 자폭 드론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는 문건이 유출돼 주목된다.

WP는 러시아에서 유출된 문건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 시설에서 이란제 '샤헤드-136' 자폭 드론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 시설은 지난해 11월 이란과 러시아가 체결한 계약에 따라 2025년 9월까지 이란제 자폭 드론 6000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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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인근, 축구장 14개 규모의 공장에서 제조
2025년까지 6000대 자체 제조 가능…우크라에 상당한 압박될 듯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있는 관공서 건물 모습. 연합뉴스

러시아가 비밀 군사기지에서 이란제 자폭 드론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는 문건이 유출돼 주목된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800㎞ 떨어진 타타르스탄의 알라부가 경제특구에 축구장 14개 크기의 드론 제조시설이 구축됐다고 보도했다. WP는 러시아에서 유출된 문건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 시설에서 이란제 ‘샤헤드-136’ 자폭 드론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문건에는 공장 청사진과 설계도, 인사기록, 이란 측에 보낸 제안서, 러시아 국방부를 위한 프레젠테이션 자료 등이 포함됐다.

이 시설은 지난해 11월 이란과 러시아가 체결한 계약에 따라 2025년 9월까지 이란제 자폭 드론 6000대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WP는 전했다. 2023년에는 이란이 공급한 부품을 사용해 1932대를 제조하고, 2024년부터는 러시아에서 자체 생산한 부품으로 매달 226대씩 총 4068대의 드론을 만들기로 했다는 것이다. 러시아 계획대로 드론이 생산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 번에 수 백 대의 자폭 드론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속 전문가들은 문건을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이곳에서 생산된 자폭 드론이 300대를 넘지 않을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러시아 국방부의 관료주의와 이란이 일부 기술 문건을 제공하지 않아 생산 목표치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 시설의 드론 생산능력 자체는 원 설계국인 이란을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WP가 입수한 문건에는 러시아 기술자들이 대량생산과 품질 관리를 위해 샤헤드-136 생산에 사용된 이란의 낙후한 제조 기술을 개선하려 시도하는 과정이 담겨 있었다.

특히, 러시아 기술자들은 다수의 드론이 떼 지어 이동하며 자율적으로 목표물을 공격하는 ‘스웜(swarm) 전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샤헤드-136을 개조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며, 방수 기능을 추가하고 신뢰도가 부족한 중국산 부품을 대체하는 조처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로젝트 보트’(Project Boat)라는 암호명이 붙은 이 계획의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러시아 기술자들은 드론은 ‘보트’(boat)로, 폭발물은 ‘범퍼’(bumper)로 지칭했다. 문건 상에서 이란은 ‘아일랜드’ 혹은 ‘벨라루스’로 바꿔 적혔다.

러시아가 자폭 드론 생산을 본격화하면 우크라이나에 상당한 피해를 줄 것으로 우려된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ISIS 소장은 "러시아가 주기적으로 수십 대의 수입산 샤헤드-136을 날려 우크라이나 내 목표물을 노리는 데서 나아가 (내년부터는) 한 번에 수백 대씩 더 자주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도 16일 트위터에 게재한 일일 정보 업데이트에서 "러시아가 이란제 샤헤드의 설계에 바탕을 둔 무인기(OWA-UAV)를 자국 내에 배치하기 시작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러시아가 수개월 안에 OWA-UAV를 자급한다는 목표를 세웠을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임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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