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만지는 한지민..'힙하게', 맥락 있는 성추행? 논란 '정면승부'[Oh!쎈 이슈]

김나연 2023. 8. 1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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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한지민 주연의 JTBC 드라마 '힙하게'가 우려 속 지난 12일 첫 방송을 치렀다. 여전히 설정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남아있는 가운데, '킹더랜드'의 뒤를 이어 흥행 연타에 성공할 수 있을까.

JTBC 토일드라마 '힙하게'는 범죄 없는 청정 농촌 마을 무진에서 우연히 생긴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동물과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게 된 성실한 오지라퍼 수의사 봉예분(한지민 분)과 서울 광수대 복귀를 위해 그녀의 능력이 절실히 필요한 욕망덩어리 엘리트 형사 문장열(이민기 분)이 자잘한 생활밀착형 범죄를 공조수사하던 중, 연쇄살인사건에 휩쓸리며 벌어지는 코믹 수사 활극.

특히 작중 봉예분의 사이코메트리 능력은 상대방의 엉덩이를 만지면 과거를 볼 수 있다는 설정으로 등장한다. 티저 영상에서도 코믹한 연출과 함께 이민기의 엉덩이를 만지는 한지민의 모습이 비춰졌고, 이 같은 설정이 공개되자 방송 전부터 각종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 드라마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타인의 동의 없이 신체 부위를 고의로 만지는 행위는 범죄에 해당한다. 아무리 사건 해결을 목적으로 능력을 사용하기 위한 장치라 할지라도, 보는 이에따라 사이코메트리라는 설정과 천진난만한 여성 캐릭터, 코믹한 연출을 방패삼아 성추행을 정당화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것. 더군다나 봉예분의 캐릭터 포스터에 새겨진 "내 손은 무죄"라는 문구 역시 이 같은 '성추행 미화' 논란에 힘을 더했다.

현실에서도 실수를 가장한 고의적인 성추행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는데다, 처벌 수위를 두고 꾸준히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대중들의 입장에서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일부 누리꾼들은 "성별이 반대였으면 방영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성별을 막론하고 애시당초 능력을 쓰기 위해 엉덩이를 만져야 한다는 설정을 넣은 것 자체가 '시대 착오적'이라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이와 관련해 '힙하게' 제작발표회에서 김석윤 감독은 "맥락이 중요하다. 앞뒤 맥락이 없으면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전혀 그런 부분이 없다. 방송을 보시면 그런 우려가 해소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해명에도 반응은 싸늘했다. 행위 자체가 범죄인데, 아무리 그럴듯한 맥락을 부여한다 할지라도 동의 없이 상대의 신체부위를 만지는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성추행에 맥락을 넣는다면 그게 더 문제가 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성범죄에대한 경각심을 일깨워도 모자랄판에 코믹한 연출로 엉덩이를 만지는 여성 주인공을 등장시켜 성범죄를 희화화 하는 것은 어떤 이유를 붙여도 이해가 안된다는 주장이다. 반면 이른바 "까봐야 안다"는 반응도 뒤따랐다. 아직 설정과 티저밖에 공개되지 않았으니 제작진의 말처럼 드라마가 공개된 후에 문제 여부를 판단해도 늦지 않는다는 것.

이처럼 갑론을박이 이어진 가운데 지난 12일, 대망의 '힙하게' 첫회가 공개됐다. 사이코메트리 능력이 생긴 봉예분은 초반부터 소매치기범의 기억을 읽기 위해 그의 엉덩이를 여러차례 만졌고, 이를 목격한 문장열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 조사 중 그는 "만졌다는 증거 있냐"고 발뺌하더니, 증거 영상을 보고는 "체포하실만 했다"며 "제가 사실 초능력자다"라고 해명했다.

뿐만아니라 계단을 오르던 문장열이 넘어질 위기에 처하자 봉예분은 그를 도와주려다 엉덩이를 만지게 됐다. 의도치 않게 문장열의 기억을 읽게 된 봉예분은 탄성을 쏟아냈고, 그 모습을 본 문장열은 봉예분을 변태로 오인하고 그를 업어치기로 제압했다. 또 2회에서는 봉예분과 함께있는 김선우(수호 분)에게 "엉덩이 조심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첫방 이후 반응은 극명히 갈렸다. 우려와는 달리 코믹한 연기와 배우들의 케미 덕에 "재밌게 봤다"는 반응도 다수 등장했다. 캐릭터들 자체도 엉덩이를 만지는 행위가 성희롱임을 인지하고 있으며, 상대가 소매치기라고 할지라도 엉덩이를 만지는 것은 범죄라는 점을 확실히 지적하는 장면도 등장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여전히 극 전개와는 별개로 '엉덩이를 만져서 사건을 해결한다'는 소재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된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더군다나 앞으로 봉예분과 문장열의 공조가 예고된 만큼, 설정이 바뀌지 않는 이상 성희롱임을 인지한 상태에서도 사건 해결을 이유로 타인의 엉덩이를 만지는 장면이 재차 등장할 가능성도 있어 우려된다는 것. 일부 누리꾼들은 주인공 캐릭터가 명확한 처벌을 받지 않는 이상 의도만 괜찮다면 성추행도 용인될수 있다고 받아들여질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정을 둔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힙하게'는 첫방 시청률 5.3%, 2회에서는 소폭 상승한 5.8%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기준) "우려가 해소될 것"이라고 당당히 외치며 논란과 '정면승부'를 택한 '힙하게'가 여전히 잔재한 우려를 뿌리뽑고 전작 '킹더랜드'의 흥행열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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