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준비, 정착까진 또 10년…'가이드라인' 혼란[IFRS17 연착륙 언제쯤]⑤
[편집자주] IFRS17(새국제회계기준)은 지난 2013년부터 논의가 시작돼 올해 도입됐다. 준비기간만 10년을 거쳤지만, 금융감독원은 시행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추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보험업계는 IFRS17의 자율성은 훼손됐고,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IFRS17 도입 이후 현재까지의 과정을 점검하고 향후 전망을 살펴봤다.
(서울=뉴스1) 박재찬 기자 =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지난 10년간 준비한 IFRS17(새국제회계기준)이 올해 도입됐다. 금융감독원은 첫 결산에서 보험사들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회계로 실적을 부풀렸다고 지적하며, 보수적 가정을 핵심으로 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금감원이 전진 적용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올해까지 소급 적용을 허락한 만큼 IFRS17의 실질적 도입은 내년부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보험업계에서는 IFRS17이 현실적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최소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에 나서지만 이 또한 채권 포트폴리오 등 구성을 위해서는 2~3년 이상이 필요한 상황이고, 여기에 재무건전성 유지와 경과조치 기간까지 고려하면 최소 10년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FRS17재단은 IFRS17을 적용할 때 필요한 판단은 보험사들이 하고, 이를 금융당국 계리적 가정의 구체적인 수치를 결정해 강제한 사례를 들어본 것은 없다고 밝혔다.
IFRS17 재단은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비영리 국제기구로 지난 2001년 설립돼 재단 산하의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서 만든 회계기준이 현재 세계 140여 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IFRS17은 지난 2013년부터 논의를 시작했고, 2021년에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유예돼 올해 도입됐다. 당초 IFRS17가 도입되면 부채가 늘어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와 달리 도입 첫 결산에서 보험업계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회계기준 자율성이 확대됨에 따라 일부 보험사가 자의적 가정을 활용해 보험계약마진(CSM) 등을 과대 산출하고 이익을 부풀렸다고 지적하고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진짜 보험사가 1분기 결산에서 실적을 부풀렸다면 금감원은 검사에 나서고 결과에 따른 징계를 하는게 맞다”며 “보험사가 자사의 결산을 스스로 보수적으로 적용해 일부러 실적을 낮출는 없는 노릇이고, 회계 상 자율성이 확대된 IFRS17 체제에서 보험사들의 재무제표 상 낙관적인 가정은 자연스러운 것이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가이드라인에는 회계 상 전진 가정 적용, 실손보험 가정 산출 기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금감원은 이달 중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방안’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달 발표 예정인 가이드라인에는 최종관찰만기 30년 확대, 장기선도금리 조정폭 한도 상향, 유동성프리미엄 산출방식 개선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 내놓은 IFRS17 가이드라인을 종합해보면 그동안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낙관했던 계리적 가정을 앞으로는 보수적으로 가정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의 지금의 기조라면 앞으로도 IFRS17 관련 가이드라인은 계속 추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현재 당국이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IFRS17 중 아주 일부의 내용이고 향후에는 더 많은 가이드라인이 나올 수도 있다”며 “앞으로 금융당국이 어떤 가이드라인이 내놓을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고, 그만큼 IFRS17의 정착도 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IFRS17이 올해부터 시행됐지만 당분간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우선 금융당국이 전진 적용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올해까지는 소급 적용을 허락한 만큼 사실상 재무제표상 새로운 제도의 도입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계리적 가정이 적용되는 3분기 IFRS17 효과가 일부 나타날 수 있지만, 기존의 실적 비교가 가능해지는 시점은 내년이 될 것이고, IFRS17 도입으로 혼란스러워진 보험사들의 회계가 안정되기까지는 최소한 2~3년은 것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내년부터 보험부채 할인율 기준이 개선되면서 보험사들의 부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시장에 30~50년 초장기채 공급이 부족한 만큼 보험사의 채권 포트폴리오 구성까지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그리고 추가로 발표되는 가이드라인의 시행과 경과조치 기간과 자본확충까지 고려하면 IFRS17이 자리 잡기까지는 최소 10년 이상이 나올 전망이다.
한 보험 전문가는 “IFRS17을 지난 10년 동안 준비하면서 도입 첫 해의 혼란은 충분히 예상이 가능했고 실제 업계에서도 검토됐던 내용들이다”라며 “사실 전진 적용이나 실손보험 가정 산출 기준 등은 새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도 도입 전에 가이드라인이 있었다면 혼란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강조했던 IFRS17의 자율성이 첫 결산과 함께 상당부분 훼손됐고, 이는 새로운 제도 도입 준비 과정이 미흡했음을 인정하는 꼴이 됐다”며 “IFRS17은 당국의 입김이 들어갈 때마다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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