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미일 정상회의 비난 “미국 안위 지키려고 지역 희생”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3. 8. 18. 17:5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베이징에서 내외신을 상대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은 18일 미국 메릴랜드주(州)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관련, “전란으로 뒤엉킨 국제 안보 정세 앞에서 각국은 안보 공동체 이념을 지키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견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미국을 겨냥해 “그 어느 나라도 다른 나라의 안보 이익을 희생하거나 지역의 평화·안정을 훼손하는 대가로 자신의 안전을 지켜선 안 된다”고 했다. 아울러 “과연 누가 (세계에서) 대립을 만들고 긴장을 고조시키는가. 국제 사회가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면서 “각종 배타적인 작은 패거리와 소집단을 규합하고, 진영 대결과 군사 집단을 아시아·태평양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는 민심을 얻을 수 없고 필연적으로 지역 국가의 경계와 반대를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21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뉴스1

전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회의의 위험한 모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회담을 통해 미국은 한·일을 끌어들여 작은 패거리를 만들고, 진영 대결을 부추기려고 한다”면서 “다른 나라의 전략적 안보를 미국 패권을 수호하는 디딤돌로 삼는 것”이라고 했다.

신화통신은 “미국은 한·일과 특히 군사 동맹 강화를 원한다”면서 “미국이 공들여 한·일을 하나로 묶고자 하는 것은 냉전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안보 불안을 조장하는 방식으로 대립·대결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패거리 정치는 다른 나라들의 전략적 안전을 해칠 것”이라고 했다. 또 “오랜 시간 대립했던 한·일을 소위 ‘동북아 동맹’으로 엮는 것은 이 국가들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 간의 반목을 불러오는 것”이라며 “미국은 가만히 앉아서 ‘어부지리(漁夫之利)’의 효과를 얻는다”고 비난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 패권 (수호)의 앞잡이가 되는 것을 달가워해서는 안 된다”고도 경고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17일 ‘한국은 진흙탕으로 들어가는 의미를 알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공동 사설에서 한국 비난 수위를 높였다. 사설은 “한국이 (한·미·일 정상회의라는) 진흙탕에 들어가는 의미를 알았다면 ‘정상회의 입장권’을 손에 넣었을 때 유치원생이 선생님에게 칭찬 스티커를 받은 것처럼 흥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미·일은 (중국과 관련해) 결심을 굳혔지만, 한국은 이번 고비에서 이성과 지혜를 갖길 기대한다”라고도 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도 이날 한국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의 역내 안보·경제 역할을 강조하며 “중국을 겨냥해 견제하고 심지어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모든 내용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