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걸의 정치나침반]사법 신뢰 무너뜨리는 정치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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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명예훼손 피소 사건에 대한 1심 판결로 세상이 시끄럽다.
정 의원은 5년 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 여사와의 부부 싸움 끝에 부엉이 바위에 올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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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실형'선고에 '편향 판결'의혹
국민, 판사의 법적·상식적 근거 원해
사법 정치중립 위한 대안 마련해야
최근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명예훼손 피소 사건에 대한 1심 판결로 세상이 시끄럽다. 정 의원은 5년 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 여사와의 부부 싸움 끝에 부엉이 바위에 올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썼다. 노 대통령 유족은 이를 사자 명예훼손이라며 고소했다. 박병곤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검찰이 500만 원의 벌금형을 구형했음에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박 판사는 노 전 대통령과 권 여사의 부부 싸움이 ‘거짓’이고 두 사람이 ‘공인’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실형을 선고했고 다만 국회의원 신분을 고려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우선 부부 싸움이 실제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면 모르거니와 거짓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사실관계를 호도한 것이다. 또 전직 대통령 내외가 공인이 아니라는 것은 판례는 물론 사회적 통념에도 반한다. 이후 박 판사의 개인 SNS 활동 기록이 속속 드러나면서 그가 매우 편향적 이념 성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기에 결국 판사의 개인적 이념 성향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판사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특정 이념이나 가치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판결에 영향을 미쳐 법적 안정성을 해치고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판사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박 판사가 소속된 서울중앙지법은 판사의 정치적 성향을 이유로 사법부의 판결에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박 판사를 옹호했다. 판사는 스스로 법률과 상식에 따른 판결임을 증거를 바탕으로 제시했어야 함에도 이 판결에서 박 판사의 논거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근거 없는 판결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며 자신의 판결이 옳다는 법적 혹은 상식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판사가 국민의 의혹과 비판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아무 일도 하지 않다가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벌금형으로 기소했다면서 검찰의 봐주기 수사를 비판했다. 그것 참 희한한 일이다. 이 사건은 5년도 더 된 사건이다. 민주당의 논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검찰이 적어도 3년 7개월 이상 정 의원을 봐줬다는 것인데 그게 말이 되는가. 윤석열 정부의 검찰은 1년도 안 돼 벌금 500만 원에 약식 기소했고 법원은 이를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그러니 만일 검찰이 봐줬다면 그건 문재인 정부의 검찰이 봐준 것이라 해야 할 것이다.
이번 판결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 판사의 이념이나 정치적 성향이 판결에 미치는 영향을 우리 사회가 얼마나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물음이 제기된 사건이다. 그러잖아도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이후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마당에 우리 사회의 법적 안정성과 국민의 기본권 보호, 그리고 사법 신뢰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 이 판결의 위험성이 있다. 사법부는 사법 시스템 전체의 신뢰를 좌우할 중대 문제라는 입장에서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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