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없는 '50억 이상' 초고가 아파트
4건 중 3건이 상승 거래
56%는 최고 가격 갈아치워
성수·한남 100억안팎 계약도
이달 말 입주를 앞둔 서울 반포구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는 사전 점검을 마치고 마무리 정리가 한창이었다. 이 단지는 지난달 전용면적 84㎡(32평) 분양권이 45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부동산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3000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여서 입주가 시작되면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며 "입주가 완료될 때쯤에는 32평이 50억원을 넘어 한강변 최고가 단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체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본격적 반등과는 거리가 멀지만 5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는 나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자산가들이 미래의 잠재적 가치를 보고 베팅하면서 기존 부동산 시장과 분리된 '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8일 매일경제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이용해 서울 지역의 올해 50억원 이상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79건 중 44건(56%)이 최고가를 경신했거나, 종전 최고가와 동일한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에서 최고가를 경신한 비율이 10%에 못 미치는 것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이다. 상승폭이 가장 큰 단지는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전용 198.22㎡)였다. 지난달 95억원에 매매되며 2년 전 기록한 최고가(55억2000만원)보다 39억8000만원 급등했다. 용산 한남더힐(전용 240.30㎡)은 지난 3월 110억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79건 가운데 직전 거래보다 매매가가 오른 '상승 거래'는 73%(58건)로 4건 중 3건에 달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들은 대출보다 본인이 보유한 자금으로 미래 가치가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지역에서 매입하기 때문에 일반 주택과는 별개의 시장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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