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나선 셀트리온, 주식매수청구권 벽 넘을까

행사가격 아래로 주가하락땐
매수청구권 쓰는 주주 늘수도
헬스케어 공매도 물량도 변수

셀트리온그룹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발표한 다음 날인 18일, 합병에서 제외된 셀트리온제약을 제외한 셀트리온그룹주는 장 개장 직후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현재 주가 수준에선 주식매수청구권이 합병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셀트리온은 4.74% 오른 15만400원, 코스닥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6.69% 오른 6만8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반등한 주가 수준이 주식매수청구 행사가격을 안정적으로 웃도는 것은 아니어서 큰 폭의 주가 상승이 없다면 합병을 장담하긴 어렵다는 분위기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사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 행사가격은 셀트리온이 14만8853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6만6874원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로 1조원(현재 양사 시가총액 합의 3% 수준)을 제시했는데 주가가 10월 23일~11월 11일(청구권 행사 기간)에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 주식매수청구권이 대거 행사돼 1조원 이상 금액이 필요할 수도 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소액주주 비율은 셀트리온 59.8%, 셀트리온헬스케어 66.2%"라며 "소액주주 중 매수 청구를 신청하는 주주 비중이 약 5%를 넘지 않을 경우 합병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미 3분기 주가에 대한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까지 지지부진하면 2014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무산 사례가 재현될 수도 있다.

또 증권업계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공매도 잔액도 향후 주가를 결정할 수 있는 변수라고 평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공매도 잔액은 969억원으로 시가총액의 0.84% 규모다.

[김제림 기자 / 강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