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법카유용 주범은 이재명…커피믹스도 업무추진비로"
아침 샌드위치 한달 100만원
"세트" 한마디에 가게서 준비
수백만원 과일값 '직원용'처리
金, 관사 과일 집으로 챙겨가
공익 제보후 삶 피폐해져
민주당 "언급자체가 부적절,
과거에 이미 주장했던 내용"
"사람들은 경기도 법인카드를 유용한 사람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이 대표가 주범입니다."
일명 '김혜경 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공익제보자'로 알려진 A씨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집 안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을 도청 내 매점에서 구매한 뒤 비서실 업무추진비로 처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를 지낼 때 비공식적으로 김씨의 의전을 담당하도록 채용된 수행비서다. 지난 10일에는 A씨가 공익제보한 법카 유용과 관련해 김씨의 비서 배 모씨가 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다음은 A씨와의 일문일답. 이 인터뷰는 전적으로 A씨의 주장이다.
―이 대표가 법인카드 유용 주범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있나.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재직 때 그의 비서들은 이 대표가 집 안에서 사용하는 생활용품을 도청 내 매점에서 구매한 뒤 비서실 업무추진비로 처리했다. 모두 세금으로 처리된 것이다. 탁상시계, 커피믹스, 심지어 현관문에 달려 있는 CC(폐쇄회로)TV 건전지까지…. 사소한 것 하나까지 모두 도청 매점에서 사서 집으로 보냈다. 월급은 쓸 일이 없을 정도였다.
―월급을 쓸 일이 없을 정도라는 건 법인카드로 생활비까지 썼다는 건가.
▷법인카드로 샌드위치를 샀다는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 해당 샌드위치는 매일 아침 이 대표가 먹는 것이었다. 출장을 갈 때도 어김없이 사서 들려 보냈다. 당뇨가 있는 이 대표를 위해 항상 같은 곳에서 주문하는 '이재명 세트'였다. 해당 샌드위치 가게에 전화해 '비서실인데 몇 시에 가겠습니다'라고 하면 '세트 몇 개요?'라고 묻는다. 호밀빵 샌드위치 반으로 갈라진 것 두 개, 닭가슴살 샐러드 하나, 컵과일 작은 것 두 개를 말하는 건데 이 대표가 항상 먹는 것이다. 한 달에 샌드위치 비용만 100만원이 넘어갔다. 샌드위치는 총무과 이름으로 장부를 썼다.
―또 다른 사례도 있나.
▷공관에 올리는 과일이다. 공관에 올리는 과일은 '직원 격려용'으로 처리됐고 공관용으로 처리된 적이 없었다. 한 번 올릴 때마다 30만원 이상이 들었다. 과일 값은 한 달에 수백만 원에 달했는데 (업체) 사장이 직접 경기도청으로 찾아와 돈을 받아 갔다. 과일을 사 놓으면 김혜경 씨가 찾아와 관사 아래층과 위층 두 냉장고에 가득 찬 과일 등을 모두 박스에 넣어 집으로 가져갔다. 배씨가 나에게 "김씨가 올 때는 냉장고에서 과일을 빼 두라"고 할 정도였다. 김씨가 냉장고에 들어 있던 모든 것을 다 빼 가는 모습을 내가 직접 보게 된 적이 있었다. 김씨를 관용차에 태워 집으로 데려다주던 날, 갑자기 나에게 "운전 잘하시네요"라며 말을 걸더라. 김씨가 "비서 일이 생각보다 지저분해요. 쉽지 않을 거예요. 잘 견뎌야 해요"라고 해서 뜬금없었다. 자신이 방금 한 일이 찔리나 싶기도 했다.
―그 외에는 어디에 사용했나.
▷배씨가 이 대표 개인 차량에 관용차 카드로 기름을 넣으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옷과 속옷을 챙기는 것도 내 담당이었는데 배씨가 옷과 속옷은 꼭 다른 비서가 어디선가 가져온 것을 받아 오라고 시켰다. 그 옷과 속옷들도 특정 업체에서 도청 세금으로 처리한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공익제보를 하게 된 계기가 있나.
▷김혜경 씨의 법카 유용도, 이번에도 모두 아내가 용기를 준 덕분이다. 경기도청에서 근무할 때 퇴근한 이후에도 배씨가 "법인카드로 소고기를 끊어와라"는 등의 일을 시켰다. 가게 측에서 "법인카드로 편법을 쓰는 건 더 이상 안 된다"고 하더라. 배씨에게 보고하니 "왜 안 되느냐"고 소리를 지르더라. 그 후 배씨가 마구 화낼 때 "이렇게 하시면 저도 힘들다"고 했더니 "나도 진상(김혜경 씨)한테 대고 일일이 얘기하는 줄 알아? 나도 가만히 있어"라고 하더라. 아내가 "아닌 건 아니라고 나서야 한다"고 용기를 줬다.
―공익제보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
▷스마트워치를 차고 경찰 보호를 받는 상황에서 생계 활동을 할 수가 없었다. 빚은 스노볼처럼 불어났다. 이 대표 측에서 내 집 주소를 알고 있어 빚을 내 이사를 갔다. 결국 위험을 무릅쓰고 야간 택배 일을 했다. 올해 1월부터 밤 9시에 나가 아침 7까지 쉬는 시간 없이 200~300개 물량을 세 번에 나누어 배달했다. 5개월 만에 20㎏이 빠졌다.
―누군가 공익제보를 한다면 뭐라고 조언하고 싶나.
▷절대 하지 말라고 말릴 것이다. 공익제보 후 생계 곤란을 겪고 제 삶이 피폐해졌다. 무엇보다 가족을 책임질 수 없고 가족들에게 큰 걱정을 끼치고 있다는 게 너무 힘들다. 공익제보자로서 우리나라에서 살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번에 책을 쓰게 됐다. 미국은 공익제보자에게 새로운 신분을 준다. 그 정도는 바라지도 않는다. 최소한의 삶을 이어갈 수만 있으면 좋겠다. 가족들까지 삶이 망가져 가슴 아파하면서 살지 않길 바란다. 내가 제보하지 않아 김혜경 씨의 죄가 묻혔다면 지금쯤 배임·횡령하는 사람들이 나라를 운영하고 있었을지 모르는 것 아닌가.
한편 민주당 대표실 관계자는 "과거 배씨가 주장했던 내용을 부각시킨 것이라 이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해 보인다"면서 사실 확인에 대한 내용에는 특별한 답을 하지 않았다. 검찰이 공동정범으로 넘겨진 김혜경 씨에 대해 여전히 수사를 진행 중이어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인터뷰 전문은 매경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권선미 기자 /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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