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학폭·언론장악 의혹으로 뒤덮인 이동관 청문회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이 후보자 아들 학교폭력 의혹과 이명박 정부 당시 언론 장악 의혹으로 뒤덮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두 가지 의혹을 집중 추궁하며 이 후보자에게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일부 언론의 흠집내기라며 이 후보자를 엄호했다.
18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2011년 하나고에서 발생한 이 후보자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이 최대 쟁점이었다. 아들의 1학년 담임을 맡았던 교사 A씨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이 후보자가 ‘1학년 때 이미 화해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이 후보자 부인이 여러 차례 전화해 지각 기록 등을 수정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히자 민주당은 A씨를 참고인으로 부르자고 요구했다.
이 후보자는 A씨의 주장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제2의 전경원 교사의 길을 가시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기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하시는 건가 의문이 들었다”했다. A씨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전 교사는 2015년 이 후보자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을 최초로 알린 공익제보자다.
A씨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강득구 민주당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A씨는 “배우자가 생활기록부 관련해 전화한 기억은 제 인생 기억에 팩트”라며 “검사가 생기부 가서 떼어보면 안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아들을 한 열 차례 불러 물었더니 갈취라든가 핸드폰을 뺏었다든가는 사실이 아닌 걸로 알고 있다”며 “(진술서 내용대로) 300번 이상 머리를 박게 하면 살아있을 수가 있나”라고 했다. 그는 “CC(폐쇄회로)TV가 있는 것도 아니고 솔직히 아무도 그 현장을 본 사람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A씨의 참고인 채택을 반대했다. 여당 과방위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아들과 화해했다는) 학생이 참석해서 같이 의견을 들어야 균형을 맞출 수가 있다”고 했다. 허은아 의원은 “공직자들의 자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다짜고짜 ‘부모가 죄인이다’고 하는 것은 전형적인 전근대적이고 구태적인 발상”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홍보수석으로 재직할 때 국가정보원을 동원해 언론·민간인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청문회 초반에는 “보고받거나 지시한 일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다 나중에 말을 바꿨다.
이 후보자는 윤영찬 민주당 의원이 2017~2018년 국정원 불법사찰 검찰 수사기록에 나온 당시 국정원 파견관의 진술을 바탕으로 “후보자가 (홍보)수석 때 (국정원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박흥신 언론비서관한테 지시를 한 것 아니냐”고 묻자 “그런 보고서를 처음에 한두 번 가져오길래 참고가 되지 않는 내용들뿐이었기 때문에 갖고 오지 말라고 그랬다. 그 뒤에는 본 일이 없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홍보수석실에 파견된 국정원 직원의 존재를 최근에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윤 의원은 “국정원에서 파견관을 받기 위해서는 수석이 동의를 안 하고 사인을 안 하면 안 된다”며 “(모른다면) 우리 후보자께서 청와대에서 아무 일도 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때) 민주당이 의원 워크숍에서 방송 장악 문건을 돌려보고 실천했기 때문에 이 후보자에 대해서 도둑이 제 발 저린 걱정을 하고 있다”고 이 후보자를 옹호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위원장이 야당 의원 공격하는 거냐”며 항의했다.
장 위원장은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이 후보자가 2008년 10월 이병순 KBS 사장에게 전화해 아침방송 진행자 교체를 요청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대통령께서 언론사 사장하고 통화하면 안 되나. 그걸 문제 삼아가지고 나참”이라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보도에 이 후보자 사진을 게재한 YTN을 공격했다. 김 의원이 “1~2초면 실수라고 이해를 할 수 있겠지만 10초면 명백한 고의이고 후보자를 폄훼하려는 노골적 의도”라고 했다. 이 후보자도 “당시에 태풍이 몰려와서 초비상 상태였는데 정상적 상황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발을 맞췄다. 이 후보자는 오전 청문회가 끝난 뒤 김 의원과 악수하며 “엄호사격을 세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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