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136m, 늘어난 비거리에 '대혼돈'
공기 밀도 낮아 저항력 줄어
평소보다 5~10% 더 날아가
아이언 거리 맞추기 까다로워
무명 박도영 이틀간 6타 줄여
박결·이소미·지한솔도 선두권
18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2라운드 경기가 열린 강원 정선 하이원CC 10번홀(파4). 252야드나 똑바로 날아간 티샷이 페어웨이 한가운데에 떨어졌다. 남은 거리는 약 100야드. 톱랭커들은 홀 근처에 쉽게 떨어뜨릴 수 있는 거리. 하지만 이예원의 웨지샷은 홀을 5m가량 훌쩍 지나갔다. 다행히 버디를 잡았지만 경기 내내 아이언 거리감이 맞지 않아 롱퍼트를 하거나 그린 뒤쪽 러프에서 샷을 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디펜딩 챔피언' 한진선은 드라이버샷 비거리가 평소보다 늘어나 계속 벙커에 빠져 난감해하기도 했다.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비거리가 늘어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얘기다. 특히 하이원CC는 해발 1136m에 위치해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조성된 골프장이다. '한 클럽 더 날아가는 골프장'으로 유명하다. 이론적으로 고도가 150m 상승하면 비거리는 1%씩 증가한다. 하이원CC에서는 비거리가 10~30m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멕시코 챔피언십이 열리는 차풀테펙 골프클럽은 해발 2300m. 이곳은 평지보다 비거리가 13~15% 더 나온다. 저스틴 토머스(미국)의 드라이버샷은 409야드, 6번 아이언샷은 240야드나 날아가 오히려 선수가 당황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버디가 절실한 프로골퍼들에게 갑작스러운 비거리 증가는 불편한 일이다. 드라이버샷이 평소보다 멀리 날아가 페널티 구역에 빠지거나 벙커로 들어가기 일쑤다. 특히 버디를 잡기 위해 친 아이언샷도 길게 날아가고, 평소보다 1클럽 적게 잡고 컨트롤샷을 할 경우 오히려 짧은 사례가 속출한다. 게다가 하이원CC는 경사가 가파른 산악 코스. 코스 매니지먼트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선수들이 티샷을 드라이버가 아닌 우드 또는 유틸리티로 안전하게 하는 이유다.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을 노리는 이예원도 284야드(1번홀)를 날리는 등 티샷 비거리는 늘었지만 그린 공략에 애를 먹었고 이날 버디 3개,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를 적어내며 1타를 잃고 중위권으로 순위가 내려갔다.
리더보드 상단은 시즌 첫 승을 노리는 선수들로 가득 찼다. 오전 조 선수들 중 박도영이 이날만 3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로 선두로 올라섰다. 박도영은 올해 상금랭킹 81위인 무명. 하지만 하반기 첫 대회인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13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36위 등 안정적으로 경기를 펼치며 하이원CC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할 기회를 잡았다. 또 올해 아직 우승은 없지만 3위 세 차례 등 톱10에 6번이나 오른 이소미도 중간합계 4언더파 140타로 박결·지한솔 등과 함께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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