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미래] 슬기롭게 나이 드는 법
죽음은 인간에게 지혜를 가르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삶의 진정한 가치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이유다. 젊을 때는 흔히 많은 돈이나 높은 지위 같은 걸 행복의 지표로 삼곤 한다. 그러나 50대를 넘어서도 아직 세속적 성공에 목매다는 건 그저 철부지들이나 하는 짓인 듯하다. 슬기롭게 나이 드는 법은 따로 있다.
한소원 서울대 교수의 '나이를 이기는 심리학'(바다출판사)에 따르면 노후는 경제적 차원에서만 준비되어선 안 된다. 돈은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전혀 보장하지 않는다. 삶의 질부터 먼저 생각지 않는다면, 아무리 돈이 많아도 행복한 노년은 불가능하다.
한 사람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인은 미래 시간에 대한 관점, 목표의 우선순위, 사회적 환경의 선택 등 세 가지다. 미래 시간, 즉 남은 삶이 길지 않음을 선연히 깨달으면 누구나 오늘의 삶에 집중하게 된다. 주어진 하루가 더없이 소중해지는 까닭이다. 행복은 언제나 지금 여기 몰입하기에 달렸으므로 나이는 오히려 인생을 긍정하고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순간을 소중히 하려면 삶의 우선순위를 성취적 목표에서 정서적 목표로 바꿔야 한다. 돈이나 지위를 위해 경쟁하기보다 가족이나 친구와 잘 지내면서 우정과 사랑을 쌓고, 헛된 욕심을 버리고 절제하면서 내면의 고요와 평온을 즐기며, 청년의 성숙을 돕고 약자를 돌봐 사회적 존경을 얻는 데 마음 쓰는 편이 낫다는 말이다. 또 스트레스를 참으면서 억지로 불편한 일에 붙어 있을 이유도 없다. 서로를 존중하는 환경에서 더 의미 있고 인간적인 일에 열정을 쏟는 쪽이 행복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한 교수에 따르면 지혜롭게 나이 드는 비결은 순간순간에 집중하고 변화를 즐거워하면서 매일 도전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새로운 경험을 하지 않으면 삶은 완고해진다.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면 뇌가 활동을 줄이고 어제의 경로에 따라서만 움직이기 때문이다.
오늘을 꾸준히 공부하지 않으면 어제의 경험은 지혜가 아니라 고집이 된다. 나이 들어 삶의 목표를 바꾸고 환경을 달리함으로써 새로운 일을 찾아 열심히 배우지 않으면 인간은 어느새 세상 흐름에 뒤처진다. 오늘을 어제처럼 사는 노인이 일의 핵심적 맥락을 짚는 성숙한 어른이 아니라 고집불통 꼰대가 되기 쉬운 이유다. 따라서 나이 들수록 꾸준히 운동하면서 건강을 유지하고, 문화와 예술을 가까이해서 감각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 새로운 시를 외워 읊거나 노래를 익혀 부르거나 요리를 배워 만드는 일은 뇌의 배선을 활성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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