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축구 선수에 다 관심있어요"

클리어레이크캐피털 창업자 겸
첼시 구단주 호세 펠리시아노
한국은 기업 허브이자
동시에 축구인재 허브
1년에 한두 번은 방한
"美의 대중 투자 제한이
향후 한국에 큰 기회 될 것"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현재 중국에 대한 투자를 제한 중이며 이러한 제재는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겁니다. 이제 한국은 자연스럽게 중국을 대신할 투자대상국(Natural Alternative)이 될 수 있습니다."

운용자산 700억달러 규모인 사모펀드 클리어레이크캐피털의 호세 펠리시아노 공동창업자(50)가 한 분석이다. 클리어레이크는 지난해 5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축구구단 첼시를 인수해 구단주가 되기도 했다.

매일경제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스타트업 지원 플랫폼 코리아콘퍼런스에서 펠리시아노 창업자를 만났다. 다음달 중순 열리는 세계지식포럼에 연사로 참석할 예정인 그는 포브스 기준 자산 43억달러로 전 세계 650번째 부자다.

그는 "투자자로서 한국 기업에 큰 관심이 있고, 지금도 1년에 한두 번은 한국을 방문한다"며 "한국의 강점은 전통 제조산업과 첨단 기술산업이 균형 있게 발전한 나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조산업 자동화처럼 전통 산업과 첨단 산업이 만나는 지점에 새로운 투자 기회가 생겨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자동차, 반도체 등 기술 기반 산업을 높이 평가했다.

펠리시아노 창업자는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분야에서도 한국 산업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저 슈퍼컴퓨터를 갖춘다고 해서 AI 산업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며 "AI를 키우려면 대규모 데이터 세트가 필요한데, 이런 데이터는 모두 기존에 성숙한 산업에서 온다"고 말했다. 이미 수많은 제조 현장에서 자동화가 이뤄지며 실시간 대량으로 데이터가 쌓이고 있는 한국은 고성능 산업 AI를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자양분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첼시 구단을 인수한 효과를 물어보자 '엄청난 미디어 영향력'을 꼽으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첼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폴로어가 총 1억2000만명 있다"면서 "새로운 미디어 소비 흐름에 첼시가 힘을 발휘하고 있기에 투자할 만했다"고 말했다.

그는 첼시 구단 운영은 투자회사 운영과 상당히 닮은 점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투자자로서 수익률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동시에 여러 이해관계자와 맺는 관계도 중요하다"면서 "금융 투자와 첼시 운영이 이 지점에서 만난다"고 말했다.

다만 이 둘의 차이점으로는 "수익성에 집중하는 투자회사와 달리 축구 구단은 수익보다 팀의 전통, 팬들과의 가치 공유 등을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구단 성장과 수익 극대화를 이룰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수많은 훌륭한 한국 선수가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고, 2002년 월드컵 개최 이후 한국은 전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축구 인재 허브'가 됐다"며 "첼시 역시 언제나 (한국 선수를 포함해) 좋은 선수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