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이선균 '잠', 일상적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극강의 서스펜스(종합)
절대 '잠'들 수 없는 긴장감+공포감...9월 6일 개봉
영화 '잠'(감독 유재선)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8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유재선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유미, 이선균이 참석해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 분)와 수진(정유미 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 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다.
관객들에게 첫 장편 영화를 선보이게 된 유재선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촬영 후반 작업까지 '재밌는 장르의 영화를 만드는 것'에 가장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나리오를 쓸 당시 오래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결혼에 관한 가치관이 작품에 녹아 있다"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관해 화두를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유미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 행동을 마주하며 가장 신뢰하던 존재가 매일 밤 끔찍한 위협을 가하는 대상으로 변하게 된 공포스러운 상황에 처한 수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특히 정유미는 악몽 같은 사태를 극복하고자 두려움에 맞서는 캐릭터의 강렬한 모습을 연기하며 이야기를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끌고 간다. 극과 극의 감정선을 내달리는 인물을 섬세하게 그려낸 그는 "감독님께서 그날 찍어야 할 것들을 알려주셨다. 감독님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대로 연기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이를 연기한 이선균은 사이좋은 부부의 자상한 남편으로 아내를 아끼는 모습에서 잠드는 순간 돌변해 끔찍한 행동들을 보이는 양극단의 이중성으로 극의 섬뜩함을 더한다.
극 중 현수는 수면 도중 침대에서 일어나 무의식중에 냉장고 문을 열고 다양한 음식을 꺼내 먹기도 하는데, 이에 이선균은 "음식은 소품이 아니라 다 진짜였다. 안전을 위해 만든 게 아니라 실제 음식이다. 아침에 장 봐 온 신선한 식품이었다. 특히 생선은 제가 먹다가 가시에 찔릴까 봐 (소금에) 절인 것으로 준비해 주셨다"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이어 이선균은 "예전에 '고래사냥'에서 안성기 선배님이 마트에서 생닭을 먹는 걸 보고 충격받았는데, 저에게 그런 장면이 주어졌다는 게 고마웠다. 조금 더 기괴하게 찍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보니까 감독님이 더럽지 않게 앵글을 잡아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완성본을 본 소감을 전했다.
이에 이선균은 "정유미와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에서 호흡을 많이 맞췄는데, 일상적인 연기를 할 때 편하게 잘 맞았다. 드라마나 장르적 영화에서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서로 얘기한 적도 있다. 이번에 그런 기회가 주어졌고, 감독님도 저희의 일상적인 연기를 보고 캐스팅하신 것 같다"고 화답했다.
작품은 총 세 개의 장으로 나눠진다. 극 중 수진과 현수가 처하는 상황이 극적으로 변화하는 세 시기를 콤팩트하게 한 장씩 다루면서 한정된 공간에서 다채로운 비주얼을 선보이는 영리한 연출을 꾀한 것.
유재선 감독은 "각 장 사이마다 꽤 많은 시간이 흐르고, 그 사이 큼직한 일들이 발생한다. 영화에서는 드러나지 않지만 '그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추측하는 재미도 있다"며 "집이 한정된 공간이라 시각적으로 일관될 수 있다고 봤다. 각 장에서 상황에 맞게, 그리고 인물들의 심리에 따라 변화를 줘서 보는 재미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유재선 감독은 결말에 관해서 "엔딩의 경우 영화가 끝나면 이야기가 지속된다는 전제하에 수진과 현수도 이 사건을 돌아볼 것 같다. 자신이 맞는지, 상대방이 맞았는지에 대해"라며 "관객도 롤러코스터 같은 영화를 보고 나서 극장 문을 나설 때 서로가 이 영화를 어떻게 해석하고 누가 맞는지에 대한 대화가 활발히 이뤄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또한 '잠'과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로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이선균은 "갈 때마다 벅차고 설레고 감사하다. 저희 영화가 칸에서 좋은 기운을 받고 시작한 것 같아서 좋다"고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잠'은 9월 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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