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 안되는 '독일 미니 에어컨'… 소비자 해외직구 주의보

냉방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미니 에어컨 광고. /사진=한국소비자원

저렴한 가격을 미끼로 냉방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에어컨이 해외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접수된 에어컨 해외직구 관련 소비자상담은 총 17건이었다.

문제의 제품은 '독일 미니 벽걸이식 에어컨' 등의 상품명으로 판매 중인 7만-11만원 상당의 에어컨이다. 현재까지 12개 쇼핑몰에서 유통 중이며 모두 정확한 사업자 정보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해당 쇼핑몰에서는 '독일 공법 및 품질 보증', '여름철 순간 냉각' 등의 문구를 사용해 광고하고 있지만 실제 배송된 제품은 상품 설명과 다르게 냉방 기능이 없어 냉기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또한 상품 판매페이지의 상품명과 설명에는 독일이라는 문구와 독일 국기가 있지만 상품의 정확한 제조사나 원산지는 확인할 수 없다.

소비자가 제품 하자, 상품 설명과 다른 제품 상태 등을 사유로 반품 및 환불을 요구하면 사업자는 "일부 금액만 환급할 테니 제품을 그냥 사용하라"고 제안하거나 전혀 응답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상품 배송 전에 주문취소를 요청해도 모두 거부하고 있다는 게 소비자원의 설명이다.

해당 쇼핑몰은 모두 정확한 사업자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 사업자 상호와 소재지(홍콩)가 표시된 일부 쇼핑몰 역시 정식으로 등록된 사업체인지 확실치 않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피해 해결을 위해 사업자에게 여러 차례 이메일로 해명을 요청해도 응답이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원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유튜브, 포털 배너광고 등 인터넷 광고를 통해 판매되는 지나치게 저렴한 상품은 구매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특히 사업자 정보가 불확실한 경우에는 거래를 삼가고 처음 이용하는 해외직구 쇼핑몰은 국제거래 소비자포털과 검색 포털에서 피해사례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만약 상품 설명과 명백히 다른 제품이 배송되거나 장기간 배송되지 않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면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빙자료를 갖춰 신용(체크)카드사에 '차지백 서비스' 등을 신청할 수 있다.

해외 송금의 경우에는 사후 구제 수단이 미비해 사업자가 협조하지 않으면 환급받기 어려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홍콩의 국제거래 소비자피해 협력 기관인 홍콩소비자위원회에 피해 해결 및 사업자 정보 확인을 위한 협조를 요청한 상태"라며 "유사한 피해를 입은 소비자는 사업자 정보 결제 내역 등 자료를 확보하여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상담을 신청해달라"고 말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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