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배임 고발·자필편지…침묵 깬 피프티 피프티, 반전 카드 있을까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 새나 아란 키나 시오)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한지 약 두 달만의 일이다.
피프티 피프티는 17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을 통해 소속사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형사고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강남경찰서에 접수했다.
법률대리인은 "전홍준 대표가 스타크루이엔티가 기존에 음반유통사로부터 지급받은 선급금을 사용처 불명의 비용으로 지출 후 이를 걸그룹 투자 비용 명목에 포함시켜 어트랙트로 하여금 그 선급금 채무까지도 부담하게 한 정황이 드러났고, 이러한 채무 변제에 바로 피프피피프티의 음원, 음반 수익이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트랙트가 피프티 피프티의 앨범을 유통사에 입금시키고 받아야 할 선급금 20억 원을 어트랙트가 아닌 스타크루이엔티에 지급되게 한 사정도 확인됐다. 이상의 행위는 어트랙트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입히는 업무상 배임행위에 해당하는 범죄"라며 강조했다.
이후 피프티 피프티는 "믿고 기다려주시는 팬 여러분이 계시기에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은 많은 망설임 끝에 저희의 입장을 용기 내 전달해 드리고자 한다"며 장문의 자필 편지를 게재했다. 피프티 피프티가 법률대리인 등을 통하지 않고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오해와 비난 속에서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참담함을 느끼며 하루하루 힘겨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저희는 반드시 밝혀내야 하는 진실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부디 잘못된 의혹과 오해에 따른 과도한 비난을 거둬 주시고, 객관적인 사정을 지켜봐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 현재 저희 멤버 전원은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서로를 의지하며 굳건히 버티고 있다"며 "저희의 간절한 바람은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진정성 있는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11월 데뷔한 피프티 피프티는 올 2월 발매한 '큐피드(Cupid)'로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핫 100'에 진입했다. 피프티 피프티는 원더걸스, 블랙핑크, 뉴진스에 이어 빌보드 핫 100에 이름을 올린 다섯 번째 K-팝 걸그룹이 됐다. 피프티 피프티는 빌보드뿐만 아니라 다수 국가별 뮤직 차트에도 진입하며 '글로벌 대세'로 떠오르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6월, 피프티 피프티는 정산 등을 이유로 어트랙트에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어트랙트가 피프티 피프티의 주장에 반박하며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재판부는 해당 사건을 조정에 회부했으나, 피프티 피프티가 조정 의사가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하며 불발됐다.
데뷔 7개월 만에 소속사와 전속계약 분쟁에 나선 피프티 피프티를 향한 시선은 싸늘하다. 고액 월세를 내는 강남 숙소, 멤버 개개인의 과목별 레슨, 전곡 뮤직비디오를 찍었으나 흥행에 실패한 데뷔 앨범 등을 생각하면 피프티 피프티가 적자임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어트랙트의 정산 및 지원 능력 부족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
전홍준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했지만, 이 역시 대중을 설득하는데 실패한 모양새다. 오히려 고발 사유로 든 선급금이 피프티 피프티 데뷔 전 이루어졌던 만큼 소속사에 대한 투자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달 심문기일에서 어트랙트 역시 "멤버들이 스타크루이엔티와 계약을 맺고, 이후 어트랙트를 설립해 멤버들과 전속계약을 새로 체결했다"며 "멤버들도 전부 동의한 거래구조에 대해 배임을 운운하는 건 지나친 상상"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한국어와 영어 2개 국어로 작성해 6장에 달하는 장문의 자필편지 역시 새롭거나 특별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긴 침묵 끝 드디어 입을 열었지만 아무것도 입증하지 못한 그저 호소문일 뿐이었다. 피프티 피프티조차 말하지 않는 '진실'을 대중은 알 수 없었다.
이 가운데 19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피프티 피프티의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다룬 '빌보드와 걸그룹, 누가 날개를 꺾었나?' 편이 방송된다. 어트랙트와 더기버스는 물론 피프티 피프티 가족들의 인터뷰까지 담길 예정이다. 오랜 침묵 끝에 '배임 고발'과 '자필 편지' 카드를 꺼냈지만 '그것이 알고 싶다'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혹만 더하고 말았다.
전속계약 분쟁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피프티 피프티는 꿋꿋하게 어트랙트와 각자의 길을 고집하고 있다. 그렇다면 싸늘한 여론을 모두 뒤집을 수 있는 반전 카드가 있을까. 차마 입열지 못했던 진실이 있을까. 벌써 두어달째 이어지는 분쟁이, 피프티 피프티가 어떤 결말을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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