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건희 파일’ 지시 의혹 투자사 임원 징역 4년 구형

민씨 측 “주가조작 적극 가담하거나 실행한 사실 없어”
검찰 “범행 가담 범위 커…부당이득 취해”

(시사저널=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서울중앙지법 ⓒ연합뉴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공범에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지귀연·박정길 부장판사)는 18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민아무개씨의 결심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민씨의 혐의에 대해 "징역 4년에 벌금 50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 가담 범위가 크고 피고인이 수사 중에 해외 도주한 바도 있다"며 "블랙펄(투자자문서) 직원으로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검찰의 구형에 민씨 측은 "당시에 실무 담당자로서 불법적인 사안이라고 인식하지 못한 사항에서 한 몇 가지 행위는 깊은 후회와 반성을 해왔다"며 "검찰 주장처럼 주가조작을 공모·실행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억울하다"고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민씨 측 변호인도 "피고인은 주가조작에 적극 가담하거나 실행한 사실이 없다"며 "사건 당시에는 대선 정국이 한창이었고 정치적 파급효과에 따른 심리적 압박감이 있어 잠시 미국으로 도피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 전 회장 등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다른 피고인과의 관계를 비춰봤을 때 피고인이 주도적으로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추가 의견서를 검토한 후 오는 10월13일 민씨에 대한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민씨는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을 부양해 합계 107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민씨는 2021년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도중 해외로 도피했다가 지난해 11월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체포, 구속됐다.

민씨는 지난해 8월 검찰이 권 전 회장의 재판에서 공개한 '김건희'라는 제목의 엑셀 파일 작성을 지시한 인물로 지목됐다. 해당 파일에는 주가 조작 세력의 '2차 작전 시기'였던 지난 2011년 1월13일 김 여사 명의의 증권 계좌인출 내역과 잔고가 정리돼 있었다.

민씨는 지난달 열린 권 전 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건희 파일'을 두고 "처음 보는 파일이고 모르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