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라이크 멈춰!" 엔씨의 경고 통했나

편지수 2023. 8. 1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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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겜과 소송에도 영향 미칠까…"디테일 따라 달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1민사부(권오석 부장판사)는 18일 엔씨소프트가 웹젠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중지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고심에서 "원고(엔씨소프트)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한 청구를 인용한다"고 선고했다. /그래픽=비즈워치

'리니지 라이크(리니지와 유사한 게임)' 게임이 엔씨소프트의 영업상 이익을 침해했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엔씨소프트가 웹젠의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R2M'이 '리니지M'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낸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이와 같이 판단했다.

R2M 서비스 중단 명령…양사 항소 예정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1민사부(권오석 부장판사)는 18일 엔씨소프트가 웹젠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중지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고심에서 "원고(엔씨소프트)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한 청구를 인용한다"고 선고했다. 이로써 웹젠은 R2M의 서비스를 중단하고 엔씨소프트에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됐다.

재판부는 "피고(웹젠)는 R2M 게임을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하게 하거나 이를 선전·광고·복제·배포·전송하도록 해선 안된다"며 "피고는 원고에게 10억 원 및 이에 대하여 2021년 6월 29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당초 손해배상 청구액으로 11억원을 책정했으나 항소심을 통해 청구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웹젠 또한 판결문을 검토한 후 항소할 계획이다. 웹젠이 R2M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려면 항소와는 별개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해야 한다. 웹젠 관계자는 "항소 계획에 따른 세부사항은 판결문 전문 검토 후에 결정할 예정"이라며 답변을 미뤘다.

리니지 IP 부정적 영향에…행동 나선 엔씨

엔씨소프트는 지난 6월 진행된 변론기일에서 R2M이 리니지M의 △아인하사드의 축복 시스템 △무게 시스템 △강화 시스템 △변신/인형 시스템 △아이템 컬렉션 시스템 △사용자인터페이스(UI) 등이 세부 표현과 수치까지 동일하다며 저작권 침해를 주장했다. 반면 웹젠은 이러한 요소가 선행 게임에서 존재하거나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요소라며 맞섰다.
 
'팜히어로 사가'와 '포레스트매니아', '블랙엔젤'과 '뮤'의 유사성을 인정한 사례가 있지만 게임의 시스템은 독창적인 창작물로 인정받기 쉽지 않다. 기존 장르에서도 적용된 규칙이나 요소, 즉 '장르의 유사성'으로 보기 때문이다. 

저작권 침해 소송은 장기간 이어지는 만큼 소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도 제한적이다. 서비스를 중단하고 손해배상을 받아낸다 하더라도 게임을 출시해 초기에 충분한 매출을 내고 난 뒤여서다. 실제로 수많은 리니지 라이크가 양산됐지만 표절 시비로 이어진 경우는 드물었다. 

엔씨소프트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이유는 시장에 범람하는 리니지와 유사한 게임이 리니지 지식재산권(IP)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유사 게임으로 인해 이용자가 분산되면서 매출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이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9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는데, 매출과 기존 IP에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키에이지 워도 표절? 저작권 소송은 '케바케'

엔씨소프트는 지난 4월 '아키에이지 워'에 대해서도 '리니지 2M'의 콘텐츠와 시스템 등을 무단 도용했다며 엑스엘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업계서는 이번 판결이 비슷한 유형의 다른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1심에서 승소한 것에 불과하지만 리니지 라이크 류의 게임이 리니지 시리즈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소송의 첫 판결이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선고심 후 백브리핑에서 "이번 판결은 기업의 핵심 자산인 IP 및 게임 콘텐츠의 저작권과 창작성이 법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단 저작권 침해 소송은 게임마다 내용이 다르고 유사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만큼 쉽사리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저작권 침해 소송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경우에 따라 다르다)고, 이 소송에서는 게임의 디테일이 비슷해 저작권 침해를 인정했다고 해도 다른 소송에서는 또 경우가 다를 수 있다"면서 "해당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유사한 소송에서 유리하다, 불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편지수 (pj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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