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연맹본부 춘천에 '둥지'…태권도 중심도시 '탄력'
국제 3종목 3년간 춘천 개최 의결…국비 확보 과제 남겨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 춘천시가 세계태권도연맹(WT)의 새로운 본부를 유치해 태권도 중심도시로 탈바꿈한다.
WT는 18일 서면 갤러리툰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세계태권도연맹 본부 춘천 유치와 세계태권도대회 3종목을 3년 연속 춘천 개최 안건을 의결했다.
이로써 춘천시는 각종 회의나 대회가 춘천에서 열려 명실상부한 태권도 중심도시가 됐다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는 경제적 효과에 관한 타당성 조사가 없고, 국비 확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WT본부는 송암스포츠타운 내 의암호변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리셉션 홀, 전시장, 태권도 관련 기념관, 체험장, 음식점 등으로 들어선다.
국제 스포츠 기구 춘천에 안착…도시 브랜드 국제적 위상 상승
춘천시는 WT본부 유치로 태권도 관련 각종 국제대회와 회의 등 국제적 규모의 행사를 통해 지역 경기 활성화를 가장 큰 성과로 꼽는다.
실제로 이날 개막해 24일까지 열리는 강원·춘천세계태권도문화축제'(이하 문화축제)에 60여개국 6천여명이 넘는 선수단이 찾아 침체했던 지역 숙박업과 외식 산업에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예상한다.
특히 WT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을 받은 올림픽 태권도 교섭기구로, 관련 마케팅을 통한 글로벌 도시브랜드 육성과 고도화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WT본부는 세계 212개국이 함께 참여해 규모 면에서 가장 큰 국제 스포츠 기구 가운데 하나다.
아울러 춘천시가 역점으로 추진 중인 교육도시 조성에도 한몫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춘천시는 태권도를 통한 '지·덕·체 통합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건강하고 인성 바른 인재를 배출하는 최고의 교육도시 성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아울러 체류형 관광지 조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 킹카누 등 문화관광산업 활성화와 태권도와 관련한 스포츠 마이스 산업이 지역의 새로운 먹거리가 된다는 것이다.
의암호 전경과 어우러진 본부 건물은 '춘천 호수권 관광 테마'의 대표건물로 자리매김해 관광 역할도 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춘천은 20년이 넘게 코리아오픈 태권도대회를 성공적으로 열어오는 등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단순히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아닌 명실상부한 태권도 중심도시로 우뚝 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시민 한마음 유치 열기 한몫…국비확보·시민단체 우려 해결과제
WT본부 유치는 그동안 육동한 춘천시장이 심혈을 기울여 추진한 사업이다.
지난해 고성을 방문한 조정원 총재를 직접 만나 유치 의사를 전달했고, 이슈를 선점해 경쟁 지자체보다 한발 앞서 준비한 것이 유치에 큰 힘이 됐다.
또 춘천에서는 앞으로 3년간 세계태권도옥타곤다이아몬드게임·세계장애인태권도오픈챌린지·세계태권도시범경연대회 등 국제 3개 종목이 열린다.
육시장이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WT 50주년 집행위원회'를 찾아 춘천 개최를 건의해 이뤄진 것이다.
당시 육 시장은 통역 없이 직접 영문으로 연설해 참석 위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본부 유치를 위해 지난 4월 유치단 방문 당시 보여준 춘천시민의 열정과 관심은 유치 일등 공신이다.
당시 평가위원장 자격으로 춘천을 찾았던 피몰 위원장이 집행위원들에게 아름다운 춘천과 시민들 열정을 소개한 것은 일화로 남았다.
아울러 춘천시는 태권도 열기를 끌어올리고자 '2023 강원·춘천 세계태권도문화축제를 마련, 이날부터 7일간 열린다.
WT가 승인한 세계태권도비치선수권대회와 올해 처음 열리게 된 옥타곤 다이아몬드게임, 세계태권도 시범 경연대회, 세계장애인태권도오픈챌린지가 24일까지 이어진다.
대회 7일간 60여개국 6천여명이 넘는 선수단이 참가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는 해결과제다.
가장 우려가 되는 부분은 WT 유치와 관련해 국비와 도비 확보 여부다.
모두 190억이 넘는 건축비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최근 성명을 통해 불충분한 사전 준비와 부실한 협약, 타당성과 경제적 효과 결여 등을 우려했다.
정의당 춘천시위원회도 "WT 춘천 유치 전후 준비 과정에서 구체적 실행계획과 투입 예산대비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을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않고 연맹유치의 당위성과 뚜렷하지 않은 경제적 파급 효과만을 강조하며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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