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팩 안고 자"…폭염 속 '빈곤 가정 아이들'
[앵커]
연일 폭염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무더위가 빨리 끝나길 바라는 이들이 있는데요.
바로 빈곤 가정의 아이들입니다.
에어컨이 없어 선풍기에만 의지하거나 얼음팩을 껴안고 더위를 식히기도 합니다.
문승욱 기자가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냉장고에 놓인 얼음팩.
끌어안고 자기 위해 얼려놓은 것들입니다.
집안 곳곳엔 제습기도 놓여 있습니다.
폭염에 반지하 특유의 습기까지 더해져 1분만 있어도 땀이 흥건해집니다.
이곳에서 빈곤 가정의 삼남매 아이들이 3년째 살고 있습니다.
< A 씨 / 삼남매 어머니> "그냥 습하면 저희 덥고 선풍기 틀고 얼음팩 수건에 감싸서 껴안고. 그냥 그러고 살았던 것 같아요. 마땅히 어떻게 할 방법도 없고."
덥다보니 아이들의 신경이 날카로워지기도 합니다.
< B 양 / 빈곤가정 자녀> "그냥 집이 아주 시원하게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안 더워서 언니랑 그래도 그나마 덜 싸우게…더워서 싸우는 거예요."
하지만 어머니는 넓고 시원한 집으로 가고 싶다는 아이들의 소망을 들어주지 못해 가슴이 먹먹합니다.
< A 씨 / 삼남매 어머니> "누구네 집에 갔으면 에어컨 빵빵하게 나올 때 저희들은 선풍기 하나로 본인들이 그 여름을 나야되니까. 그걸 해줄 수 없는 상황이 가장 마음이 아픈 거죠."
전국 아동 20명 중 1명은 주거빈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동복지법에는 주거환경 사항이 규정돼 있지 않아 주거빈곤 대책 마련의 근거가 부재한 상황입니다.
서울시와 구청이 냉방기 설치 등을 지원해주고 있지만, 몰라서, 또 늦어서 지원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유란희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과장> "대부분 정책들이 가정에서 직접 신청을 해야 하는 신청주의 정책들이고요.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게 되면 에어컨 지원은 중복 지원이라서 제외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주거환경이 아동기의 신체건강과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빈곤 가정 아이들을 위한 주거 정책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문승욱입니다. (winnerwook@yna.co.kr)
#빈곤가정 #주거정책 #폭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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