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나 봉준호키드...유니크 K미스터리, ‘잠’[MK현장]

개성갑 메가폰X‘맑눈광’ 정유미X‘생활 연기의 달인’ 이선균

친숙한듯 낯설고, 독특하고도 엽기적인, 개성 갑 미스터리 ‘잠’이 베일을 벗었다. ‘맑눈광’ 정유미와 ‘생활 연기의 달인’ 이선균의 든든한 조합이 빛을 발휘한다.

유재선 감독은 18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잠’(감독 유재선)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메시지가 담긴 엔딩에 대해 “누설할 수 없다. 봉준호 감독님의 조언”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다.

잠들지 못하는 현수로 분한 이선균은 “극중 캐릭터가 무명 배우여서 더 공감이 됐다. 누구보다 현수의 입장이 이해되더라”라며 “사실 지금 유명세를 얻었지만 제가 출연하는 작품을 잘 못본다”고 말했다.

영화 ‘첩첩산중’ , ‘옥희의 영화’, ‘우리선희’ 등 세 작품에서 정유미와 호흡을 맞추고 다시 재회한 데 대해선 “홍상수 감독님의 작품으로 호흡을 맞췄는데, 그때 일상적인 연기를 하는 경험이 좋았다. 10년 전부터 또 다른 작품에서 만나잔 이야기를 나눴다. 감사하게도 이번에 기회가 주어져서 함께 할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정유미는 “사실 이전 작품에서는 함께 붙는 장면이 많지 않았는데 ‘잠’에서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많은 분이 아시겠지만 (이선균은) 다양한 장르,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신다. 배우로서 그런 부분을 동경하고 있었다. 함께 연기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유재선 감독은 “재밌는 장르 영화를 만들자는 것이 제1의 철칙이었다”며 “올바른 결혼 생활이란 무엇일까, 또 결혼 생활 중에 문제가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녹아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어 “관객분들이 저의 생각에 모두 동의할 필요는 없지만, 그런 화두를 던지고자 쓴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결말에 대해서는 “봉준호 감독님이 엔딩에 대한 저의 생각을 누설하지 말라는 팁을 주셨다. 관객의 재미를 박탈하지 말라고 조언하신 것이 생각나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유재선 감독은 봉준호 감독 작품에서 연출팀으로 활동하며 실력을 키운 ‘봉준호 키드’ 중 한 명이다.

후배의 첫 연출작에 봉 감독은 “최근 10년간 본 호러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하다”라는 극찬을 남긴 바, 유 감독은 “영광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내가 관객으로도, 영화인으로도 롤모델인 분이다. 내 영화를 봐준다는 것만으로도 기쁜데 호평까지 남겨줘 기뻤다. 봉 감독이 정유미와 이선균의 연기를 보고 ‘소름 돋았다’였나 ‘미쳤다’였나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고 고백해 또 한 번 폭소를 이끌어 냈다.

‘잠’은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됐으며 제56회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도 초대됐다.

유 감독은 “칸에서 크레딧이 올라가고 좋게 봐주셨는지 일어나서 박수를 쳐주셔서 인상적이었다”며 “칸에 가서 뛸 듯 기쁜 동시에 두렵고 긴장됐다. 프리미어 한 달 전까지 두려움이 지속됐다. 다행히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엄청난 안도감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잠’은 오는 9월 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