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연에 OTT까지 '콘텐츠플레이션'

김유태 기자(ink@mk.co.kr) 2023. 8. 1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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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HBO맥스·디즈니+
10월 구독료 또 인상 단행
도서·영화관람·공연티켓도
인플레이션 영향에 가격 올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계가 가입자 충성도를 시험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스트림플레이션'을 언급했다. 스트림플레이션(streamflation)이란 스트리밍(streaming) 서비스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합성어다. 최근 1년간 30% 가까이 치솟은 OTT 서비스의 가격 상승 현상을 빗댄 것이다.

그런데 과거 인상액이 문제가 아니다. OTT업계는 올해 10월 전방위적인 구독료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18일 OTT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9.99달러에서 14.49달러로, 디즈니플러스는 7.99달러에서 13.99달러로, 파라마운트플러스는 9.99달러에서 11.99달러로, HBO맥스는 14.99달러에서 15.99달러로 구독료 인상이 예고됐다. 광고 시청에 따른 끊김 없이 유튜브를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도 11.99달러에서 13.99달러로 인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업체가 미국 내 요금 인상을 예고하면서 한국에서도 OTT 요금 인상이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일반 요금제가 오르는 대신 의무적으로 광고를 봐야 하는 OTT 저가형 요금제 확대도 예상된다. 여기에는 광고 시청을 의무화하더라도 구독을 해지하지 않을 것이란 업체의 계산이 깔려 있다.

박근수 인천국립대 교수는 "글로벌 OTT는 이번 가격 인상으로 시장 질서가 재편될 것으로 본다. 가격 인상에 따라 요금을 지불하는 OTT, 광고를 보고 저렴한 요금을 내고서라도 보는 OTT, 아예 외면받아 구독자가 급감하는 OTT로 삼분될 것"이라며 "OTT는 이번 코로나19 이후 최대 승자인데, 오히려 가격을 올리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OTT업계뿐만 아니라 콘텐츠·미디어업계에도 인플레이션이 들이닥쳤다. 광범위한 의미의 미디어 콘텐츠인 도서, 영화 등 전 산업에서도 가격 인상 요인이 두드러지고 있다.

출판계에서 이제 1만5000원 이하의 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국내 최대 온라인 서점 예스24는 무료 배송 기준을 1만원에서 1만5000원으로 올렸는데, 온라인 서점에서는 10% 할인가가 적용되기 때문에 300~400쪽 인문서의 경우 무료 배송을 위해 책값이 1만6800원(10% 할인 시 1만5120원) 내외에서 형성되고 있다.

용지대(종이값), 인쇄비, 제본비가 20%가량 상승하면서 도서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도서로 꼽히는 시집 가격도 올해 초 1만2000원으로 올랐다.

영화업계의 경우 티켓플레이션(관람료 인플레이션)으로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8년에는 대형 영화관 일반관 관람료가 1만1000~1만2000원 선이었고, 여기에 할인가를 적용하면 1만원 이하로 보는 경우도 다수였다. 그런데 코로나19 기간에 영화 티켓 가격이 3회 인상돼 현재는 일반관 티켓 가격이 1만5000원이고, 특수관은 최소 2만원 선이다. 2인 기준으로 티켓값 3만원(할인 미적용)에 팝콘(M) 5000원, 음료수 2잔(각 3000원)이면 비용이 4만원을 훌쩍 넘으면서 관객들은 관람할 영화 선택에 더 깐깐해졌고 입소문이나 리뷰가 조금만 좋지 않아도 극단적으로 외면해버린다.

특히 올해 넷플릭스에서 10위권에 포진했던 신작 영화는 대개 영화관 매출에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한국영화가 다수다.

티켓플레이션으로 논란이 됐던 건 공연업계도 마찬가지였다. 공연업계는 2층까지도 VIP석으로 지정하거나 시야가 제한되는 좌석도 일반 로열석과 동일한 가격을 책정해 논란이 됐다. 1층 전체 좌석을 로열석으로 책정한 사례도 있었다. 공연장 좌석이 로열석으로 지정되는 건 한정된 좌석에서 매출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구독료와 관람료 인상 압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교수는 "미디어 콘텐츠도 산업이기 때문에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가격을 무작정 낮추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영화계에서 비싼 관람료와 티켓 때문에 사람들이 찾지 않는 것도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교수는 "관객이 몰리지 않는 평일이나 다양성 영화 등에 대해 한시적으로 티켓 보조금 제도를 부활하는 방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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