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온몸으로 감싼 채"…하와이 참사 안타까운 사연들

김수연 기자 2023. 8. 1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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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참사로 숨진 희생자가 최소 111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사망자들의 각기 다른 사연이 유족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NBC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프랭클린 트레조스(68)은 자신의 반려견을 구하기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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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산불 희생자로 알려진 프랭클린 트레조스와 그의 반려견. AP 연합뉴스 제공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참사로 숨진 희생자가 최소 111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사망자들의 각기 다른 사연이 유족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NBC 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프랭클린 트레조스(68)은 자신의 반려견을 구하기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 끝내 숨졌다.

화재 당시 라하이나 밖에 거주하는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나왔다가 생존한 주민 섀넌 웨버-보가르는 친구인 트레조스가 라하이나의 집에 있다가 결국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숨졌다고 말했다.

트레조스는 30년 전 웨버-보가르의 남편과 함께 일하다가 이들 부부의 집에서 같이 살게 됐는데, 특히 이들의 골든리트리버종 반려견 '샘'을 무척 사랑했다고 웨버-보가르는 전했다.

그의 전언에 따르면 화재 당시 트레조스와 웨버-보가르는 주변 사람들을 먼저 대피시킨 뒤 탈출을 시도했으나, 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아 웨버-보가르는 차 창문을 깨고 나와 가까스로 몸을 피하면서 불길에 화상을 입었다.

웨버-보가르는 나중에 트레조스를 찾으러 현장에 돌아와 차 안에서 그의 시신을 발견했다. 그는 함께 숨진 반려견을 몸으로 덮고 있었다.

웨버-보가르는 "프랭크보다 샘의 유해가 더 많이 남아있는 상태였다"며 트레조스가 개를 보호하려다 숨진 것으로 추측했다.

그는 자신의 두 자녀가 트레조스를 '프랭크 삼촌'이라고 부르며 자랄 정도로 가족 같은 사이였다며 "그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16일 CNN 방송과 지역 매체 하와이뉴스 나우 등을 통해 이번 화재로 3대에 걸친 일가족 4명이 불길을 피하려다 숨진 사례가 전해지기도 했다.

하와이 산불 피해지역인 라하이나 마을. AFP 연합뉴스 제공
 
이들의 유해는 지난 10일 집 근처에 있는 불에 탄 차 안에서 발견됐다.

이들의 가족은 성명에서 "우리 가족을 대표해 사랑하는 부모님인 파소-말루이 포누아 톤과 사랑하는 여동생 살로테 타카푸아, 그녀의 아들 토니 타카푸아에게 '알로하'(하와이어로 '안녕')를 보낸다"며 "슬픔의 크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으며, 그들에 대한 기억은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마우이섬에서 36년간 거주하다 이번에 숨진 여성 캐럴 하틀리(60)의 사연도 그의 언니인 도나 가드너 하틀리의 소셜미디어 게시글을 통해 전해졌다.

하틀리와 그의 남자친구는 화염을 피하려고 했지만 검은 연기가 그들을 집어삼키면서 서로 헤어졌다.

남자친구는 "뛰어, 뛰어, 뛰어. 캐럴!"이라고 외쳤지만, 더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고 한다. 남자친구는 친구들에게 발견돼 살아남았다. 그는 수색그룹을 짜 하틀리를 찾았고 하틀리의 유해는 자신의 집 근처에서 발견됐다.

마우이 카운티 당국이 공개적으로 확인한 사망자 중 한 명인 버디 잔톡(79)은 음악을 사랑한 할아버지였다고 그의 손녀 케시아 알카라이는 CNN 계열사 KINT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알카라이는 이어 할아버지 잔톡이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었고 가족과 시간을 소중히 여겼는지 회상했다. 이어 알카라이는 잔톡이 기타와 드럼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밴드와 함께 투어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알라카이는 할아버지에 대해 "연세가 많으셨지만, 우리 가족이 이런 식으로 할아버지를 빼앗기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며 슬퍼했다.

서로 아픔 위로하는 하와이 산불지역 생존 주민들. AP 연합뉴스 제공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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