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이승정 한문연 당선인 회장 취임 신청 '반려'

이승정 한문연 회장/사진=한문연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한문연)가 지난해 10월 제출한 이승정 당선인의 회장 취임 신청을 17일 자로 반려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선거 이후 실시한 사무검사 결과, 정관 등에 명시된 범위를 벗어난 투표권 위임과 회장선거관리위원의 공정선거의무 위반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승인의 근거인 당선인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문연은 지난해 8월 30일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했고, 이승정 회장이 10표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선거 직후 당선인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과 회장선거관리위원회 불공정성 관련 민원이 접수됨에 따라 문체부는 선거에 대한 사무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문체부는 사무검사에서 '재위임' 투표권을 문제 삼았다. 한문연 정관에 따르면, 회원인 전국 각 문예회관의 대표자는 사고 또는 궐위 등 특별한 사유로 총회에 참석하기 어려운 경우에 회원의 직원 또는 다른 회원의 대표자에게 권리를 위임할 수 있다. 그런데 회원의 대표자가 다른 회원의 대표자에게 위임한 투표권이 다시 그 다른 회원의 직원에게 위임된 '재위임' 사례가 10건 발견됐다는 게 문체부 설명이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한문연 정관 등에 명시된 위임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게 법률가들의 다수 의견이라고 지적했다. 무기명으로 행사하는 투표권의 특성상, 그 위임은 정관 등에 명시된 범위 내에서 엄격히 제한적으로 허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당선 결정 이후 회장선거관리위원회가 별도로 불인정 처리한 위임 5건을 포함하면, 투표권 불인정으로 무효표에 해당하는 표수는 총 15건이라는 게 문체부 지적이다. 2위 후보자와의 표차인 10표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문체부는 지난해 12월 사무검사 결과를 양측 후보자에게 통보하고, 올해 2월부터 6월에 걸쳐 한문연 측에 총회를 통해 투표의 재위임 인정 여부를 결정할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한문연 측이 총회를 개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체부는 회장선거관리위원회의 공정선거 의무 위반 정황도 드러났다며 각 후보자에 대한 선거인의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문을 전체 선거인에게 발송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한문연의 회장 취임 신청을 반려해 불승인함과 동시에 기관의 정상 운영을 위해 재선거를 속히 추진할 것을 한문연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한문연은 전국에 소재한 문예회관과 아트센터 등의 연합회로 1996년 설립돼, 2012년 8월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해 법정법인으로 전환된 문체부 유관기관이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