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이뤄낸 것”…첫 한미일 정상회담 관전 포인트 3가지

최혜림 2023. 8. 1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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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의 승리를 이끌어 낸 역사적인 작전,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미국 대통령의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논의돼 실행에 옮겨졌습니다.

이스라엘이 인접국들과의 관계 회복에 나설 수 있었던 첫 걸음, '이스라엘-이집트 평화협정'도 1978년 이곳 캠프 데이비드에서 진행된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기초로 타결됐습니다.

이렇게 캠프 데이비드는 미국이 중요한 정치적·외교적 결정이나 역할을 할 때 사용되어 온 장소입니다.

이 캠프 데이비드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모여 현지시간 18일 '한미일 정상회의'를 진행합니다.

세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캠프 데이비드 정신' 등 2개 문건을 채택할 예정인데,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 강화 등 원칙을 담았다고 대통령실은 밝혔습니다.

한미일 정상이 다자회의에서 만나 회담하는 것이 아닌, 첫 별도 3자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만큼, 회담에 앞서 눈 여겨 봐야 할 점들 짚어봤습니다.

■ ①한미일 정상회담의 핵심은 '정례화'

이번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 정상회의 정례화'입니다.

일회성 만남에 그치지 않고 3국 협력체제를 제도화한다는 데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세 정상은 향후 3국의 지도자들이 매년 만나게 될 것이라는 데 합의했다"며 "교육과 기술, 외교, 군사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미국의 목표는 세 나라가 고정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캠프 데이비드의 약속을 되돌리기 어렵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정권이 바뀌고,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3국 협력 체제는 계속 이어진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역시 "30년 가까이 한미일 대화가 이어왔지만 세 나라의 국내정치 상황과 대외정책 노선 변화에 따라 한미일 대화의 지속 기반은 취약했고, 협력 의지에도 제한적이었다"며 "한미일 정상회의는 3국 협력체제를 제도화하고 공고화하는 의미를 지닌다"고 밝혔습니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는 "정상회의에서 나오는 말들은 정책과 맞먹는 영향력을 갖는다"며 "3국 정상회담 정례화는 정책의 연속성과 지속성에 있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왼쪽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 ②안보 협력 강화에 "기적을 이뤄낸 것"…기대감도 커

이번 정상회의의 또 다른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세 나라의 안보 협력 수준이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3국은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 관련 훈련과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정보 공유 등 공조를 더 내실 있게 하고, 안보실장·외교·국방장관 회의 등 고위급 회담도 정례화한다는 방침입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정한 위협과 대상에 대해서 유기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또 세 나라가 자신들의 안보 이익에 직결된 문제라고 합의할 때 협력을 하는 체제"라고 설명했습니다.

백악관 관계자도 3국 협력 체제에 대해 "우리는 상호 연계된 안보 환경을 공평하게 공유할 것"이라며 "어느 한 국가에 위협이 되는 것은 우리 모두에 대한 위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협력 수준이 높아지는 만큼, 한미 양국의 기대감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백악관 관계자는 한미일 정상회의 합의 내용을 두고 "역사적인 일이며 기적을 이뤄낸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번 정상회의의 의미를 "3국 안보·경제 협력의 역사를 2023년 8월 18일 이전과 이후로 나누게 될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 ③'동맹' 표현엔 신중…중국 반응 의식?

다만 한국과 미국 모두 3국 협력체를 두고 '동맹'이라는 표현은 경계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각 안보협력 체제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3각 한미일 동맹이라고 얘기하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한일 관계는 어느 한쪽이 공격을 당하면 자동으로 참전하는 그런 동맹 관계가 아니다"고 못 박았습니다.

백악관 관계자도 "공식적인 동맹조약이나 집단적 방위공약이 아니다"라며 "지역적 위협이 있다면 신속하게 협의할 것이라는 세 나라의 약속"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국과 일본 간 안보 협력 수준이 아직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일 큰 이유는 중국의 '불편한 시선'입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다는 명분에도 중국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협의체라고 보는 만큼, 자칫 한국이 미중 갈등의 최전선에 놓일 위험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공동성명에는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해온 남중국해에 관한 언급도 포함될 예정입니다.

이에 대해 민정훈 교수는 "한미일 군사동맹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이고 역내 안보 분야에서 긴장을 고조시킬 명분이 될 수 있다"며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이 최전방에 선다는 얘기이고, 그런 부분에서 대중 관계를 우려하게 되는 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책적으로는 미국, 일본과 밀착하더라도 메시지 측면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이번 성명에서 남중국해를 언급하더라도, 중국을 명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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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림 기자 (gaegu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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