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통장에서 150만원 인출…고객 몰린 아일랜드 대형은행

뱅크오브아일랜드 "기술적 문제로 초과 이체…문제 해결돼"
초과 출금한 금액 내역 남아 갚아야 할 빚으로 기록돼
재무부 장관 "은행 서비스 중단은 사회에 큰 영향 끼칠 것"

[더블린=AP/뉴시스] 아일랜드 대형 은행 뱅크오브아일랜드가 기술적 문제를 일으켜 통장에 돈이 없어도 1000유로(약 145만원)를 이체 후 출금할 수 있게 돼 여러 지역의 ATM이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사진은 뱅크오브아일랜드 ATM에 줄지어 선 사람들. 2023.08.18.

[서울=뉴시스]이강우 인턴 기자 = 아일랜드 전역의 일부 현금자동인출기(ATM)에서 기술적 오류로 통장에 잔액이 없어도 연계된 은행으로 이체해 돈을 출금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은행의 ATM 앞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일랜드 대형 은행 뱅크오브아일랜드(Bank of Ireland) 시스템이 기술적 문제를 일으켜 잔액이 없어도 연계된 인터넷 은행 레볼루트의 계좌로 최대 1000유로(약 145만원)를 이체해 출금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알게 된 일부 고객이 앞다투어 출금을 시도했다.

은행은 고객에게 통장 잔액을 넘겨 출금하지 말 것을 경고했지만 소용없었다. 아일랜드 경찰 안 가르다 시오차나는 "더블린과 다른 곳의 여러 ATM에 고객들이 붐비면서 비정상적인 사용량을 보였다"며 "공공 안전과 질서를 위해 일부 ATM 근처에 경찰이 배치됐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일랜드 관계자는 "기술적 문제로 일부 고객이 정상 한도를 초과해 자금을 인출하거나 이체할 수 있었다는 걸 인지했다"며 "밤새 시스템이 정상 복구됐지만 계좌의 거래 내역을 따라잡느라 인터넷 뱅킹이나 부가적인 서비스가 느려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은행 관계자는 이어 "계좌에서 초과 인출한 금액은 고객 계좌에 이체와 출금 내역이 남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를 통해 곤란한 상황에 처해질 것을 짐작하는 고객들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은행에 연락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16일 고객들은 계좌에 잔액이 올바르게 표시되지 않거나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 문제를 겪은 고객 크리스토퍼 머레이(30)는 예정된 크루즈 여행을 앞두고 청구된 금액을 결제 중이었으나 거래 내역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 잔액이 파악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머레이 또한 1000유로를 레볼루트로 이체하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체한 금액은 레볼루트로 넘어갔고 그 내역이 기록되지 않아 뱅크오브아일랜드 은행 계좌의 잔액을 확인할 수 없었던 것이다.

머레이는 자신이 시도한 이체 금액을 상환하는 데 문제가 없으나 은행의 실수나 문제로 부가적인 불이익을 받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아일랜드 당국이 발생한 상황을 조사해 달라고 아일랜드 중앙은행에 요청할 정도로 심각했다.

마이클 맥그라스 아일랜드 재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은행 서비스 중단은 사람들의 개인 생활과 기업 운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중앙은행도 뱅크오브아일랜드와 협력해 향후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일랜드는 사과문에서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에 훨씬 못 미쳤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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