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안보대연합 출범…美 인·태전략 마지막 퍼즐 완성 [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정충신 기자 2023. 8. 1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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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질주와 중국의 대만 침공이 한·미·일 3국 대연합의 배경
韓·日, 브레이크 없는 北 핵질주 막을 美 핵우산 절실, 군사공조 급선회
美 “ 中 대만침공은 3차대전”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절박감…韓·日도 영향
■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역사적인 한·미·일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 기지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정상회의가 열리는 캠프 데이비드로 가기 위해 에어포스 1에 탑승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정상회의 참석 차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왼쪽부터). AP 연합뉴스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열린 대담에서 "중국의 전략은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1위(일본)·2위(한국) 동맹은 절대 함께할 수 없다는 전제에 기반하고 있다"며 "이번 3국 정상회의로 인도태평양에서 전략지형이 바뀌는 근본적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19일은 17일과는 완전히 다른 날이 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발언까지 해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해 3국 군사훈련 정례화,정상 수준의 핫라인 등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한·미·일 3국 대연합(Trilateral great unity)’이 전격 탄생하면서 전체주의 국가인 북·중·러 블록에 대항하는 ‘신국제 질서’가 출범하게 된 것은 역사적이다.

이와관련 안보전문가들은 한·미·일이 단독 3자 정상회담으로 군사협력 강화 등을 천명하는 것은 3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마지막 퍼즐 맞추기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3국 협력의 제도화는 명실상부 아시아 지역의 새로운 안보협력체 탄생을 의미한다는 평가도 나왔다.북한의 브레이크 없는 핵질주와 3차세계대전으로 비화할 수도 있는 중국의 대만침공 위협이 역사적인 한·미·일 안보협력체를 성사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차두현 "美 인·태전략 동북아서 마지막 퍼즐 완성…中 A2/AD 파고들 빈틈 사라질 것"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은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자 협의체)를 통해 태평양과 인도양 지역을 관리하고 오커스(AUKUS·호주 영국 미국 3자 동맹)를 통해 남태평양 지역에서 기반을 마련했는데 유일하게 퍼즐 조각이 안 맞춰진 곳이 동북아"라며 "한·미·일 협력 체제가 잘 갖춰지면 전략을 추진하는데 있어 인·태 지역의 전략적 빈틈이 거의 사라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 수석연구위원은 " 중국은 전통적으로 A2/AD(반접근거부전략)에 따라 중국이 생각하는 영향력을 미치는 방어선, 이른바 구단선에 타 세력이 접근 못하게 하려면 거점, 일종의 기지에 접근을 거부하도록 하는 전략을 택해왔다"며 "이는 인·태 지역 미국 동맹국을 뿔뿔이 흩어지게 만들어야 가능한데 한미일 삼각안보협력체 출범으로 인·태지역 힘의 균형이 미국이 우세한 쪽으로 기울게 됐다"고 전망했다. 이어 "쿼드, 오커스와 유사하게 한·미·일 군사협력체가 만들어지면 인·태지역의 전략적 빈틈이 거의 없어진다"며 "미국은 그런 구도를 최선으로 봤는데 여간해서 만들기 힘들었다. 앞으로 ‘쿼드 플러스’ 만들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인·태지역 구간별 다자협력구도가 완성돼 앞으로 중국은 인·태지역 빈틈을 공략할 전략적 여지가 좁아지고 A2/AD 전략을 구사하기 곤란해졌다"고 분석했다.

차 수석연구위원은 "한·미·일 삼각안보협력체 출범으로 인·태지역 약한 고리를 보강하게 돼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미국동맹 세력)’라 일컫는 인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에 대해서도 미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부수 효과도 생길 것"이라며 "미국과의 협력관계에 있어 역학 구도가 미국에게 호의적으로 바뀌는 등 유리해지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너무 핵질주로 나가다 보니 결과적으로 한·미·일이 군사안보적으로 결합할 명분을 만들어준 셈이 됐다"며 "중국 입장에서 북한을 보는 눈이 싸늘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차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정상회의로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면 인·태 지역 전체에서 세 개의 구간별 소·다자 안보협력체가 완결되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 일본이 동맹에 가까운 수준으로 뭉쳐 아시아 지역 안보 현안의 해결 역량을 더욱 키우게 된다는 해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프놈펜=연합뉴스


◇홍성민 "미국의 오랜 숙원이던 한일 군사협력 한계를 바이든이 해결, 미국 입장에선 굉장한 진전"

홍성민 안보정책네트웍스 대표는 "한·일 간에 존재해 온 과거사 문제로 인한 한계점이나 대중 경제의존도 등 오랜 콤플렉스를 윤석열 정부가 넘어선 셈"이라며 "한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의 핵우산 및 일본의 유엔사 후방 기지 활용 필요성이 있고 일본도 중국의 대만침공 가능성을 견제해야 하며 미국 입장에서는 이런 한·일과 협력해 인·태 전략의 퍼즐을 완성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오랜 숙원이었던 한일군사협력 관계의 한계 뛰어넘었다"며 "미국 입장에서 보면 굉장한 진전으로, 역대 한국 대통령들이 반일감정이 무서워서 한일 관계 안보협력을 진척시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때는 한·미·일 안보협력 관계가 상당히 진척됐지만 탄핵으로 인해 뒷걸음질쳤다"며 "문재인 정부 들어 대중국 경제적 의존도에 대한 깊은 콤플렉스 때문에 한·일 관계가 되레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홍 대표는 "만약 중국에 의한 ‘양안전쟁’이 발생하면 이는 3차세계대전을 의미한다"며 " 중국은 6·25전쟁 때도 그랬듯이 대만침공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통해 한반도 전략과 연계시키려 할 것이 분명하며, 동북아에서 한반도는 대만해협과 안보지형상 한데 묶여 있다"고 밝혔다. 이어 "6·25 전쟁 무렵 중국이 제일 먼저 취한 안보적 조치가 최정예부대인 4집단군을 통한 대만 침공 작전 계획이었다"며 당시 "미국이 대만해협에 항공모함을 배치하자 4집단군이 만주로 이동했고, 중국 입장에서는 ‘고토 회복’ 꿈이 좌절됐다"고 역사적 배경을 설명했다.

◇한·미·일 군사안보 밀착 배경

올들어 일본,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들은 미국의 인·태 전략에 급속도로 융합하고 있다. 호주는 중국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화 일정을 10년 이상 앞당겨 버지니아급 잠수함 2척을 건조하는 등 미국의 대중국 견제망 구축의 선봉에 섰다. EU도 중국을 협력파트너인 동시에 경제·군사 라이벌이라는 2019년 평가에서 벗어나 전면적 경쟁자로 지난해 10월 EU정상회의에서 수정, 발표했다. 일본은 통합사령부를 만들어 미군과 공동작전을 수행하기로 했으며, 대만과 110㎞ 떨어진 요나구니섬을 군사거점화하겠다고 지난해 말 발표했다.

미국의 인·태 전략은 기본적으로 동맹을 중시하며 전략지역에서는 군사력을 배치하되, 붙박이 군대 없이 군사력을 순환배치해 군사력 효율성을 증가시키는 게 특징이다. 홍 대표는 "6·25전쟁에서 드러난 일본 유엔사후방기지 역할을 볼 때 군사적 측면에서 일본은 대한민국 생존의 보루로, 낙동강 전투와 장진호 전투 때 일본으로부터 미군의 육·해·공군의 후방지원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무너졌을 것"이라며 앞으로 한·미·일 군사동맹이 구축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앞으로 한반도와 대만위협의 위기를 한·미·일의 군사공조 없이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북핵을 저지하기 위한 미국의 확장억제력의 기반이 되는 인도태평양 사령부와 미 본투의 전략사령부로부터 전략전개는 일본의 전진기지 역할을 전제로 발휘된다"고 유사시 북·중·러에 맞서 한·미·일의 군사안보협력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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