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이어 캠프데이비드도 첫 손님은 ‘韓日’...바이든 한일관계 개선 집념 결실

한예경 기자(yeaky@mk.co.kr) 2023. 8. 1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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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통령때부터 한일관계 개선 노력
박근혜·아베 중재했으나 불발
10년만에 한일정상 화합 분위기
바이든, 이런 기회 놓치지 않고
한미일 발판으로 인태안보 강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캠프데이비드에 초청한 외국정상이 한국 윤석열 대통령과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로 기록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집념이 10년여만에 결실을 볼 수 있을지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각별히 생각하는 것은 전통 우방국인 영국·프랑스 등에서 질투를 불러 일으킬 정도다. 지난 2021년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초대한 첫 외국 정상은 한일이었다.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2021년 4월)와 문재인 대통령(2021년 5월)이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첫 외국 정상이었던 것. 지난해 5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을 시작하면서 첫 기착지로 선택한 곳도 한국과 일본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지 열흘만에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고, 기시다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도 당시 첫 공식 회동을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두번째 국빈방문 손님이자 올해 미국의 첫 국빈방문도 윤 대통령이었다. 여기에 대통령 별장이자 역사적 장소인 캠프데이비드에도 바이든 대통령 들어 첫 외국정상으로는 한일 정상을 초대한 것이다.

미국이 이처럼 한국과 일본에 공을 들이는 것은 미중 전략경쟁으로 인해 인태지역의 안보위협이 부각되면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오랫동안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박근혜 대통령(오른쪽)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2013년 12월 6일 오전 청와대에서 만나 손을 꼭 잡고 인사를 나누며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
지난 2001년부터 상원 외교위원장을 맡아왔던 바이든 대통령은 한일 양국 지도자 교체에 따른 한일관계의 부침과 함께 과거사 문제 표류를 수십년간 지켜봐왔다. 지난 2009년 오바마 정부의 부통령을 맡으면서부터는 직접 한일관계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대표적인 게 위안부 문제로 한일이 갈등하던 지난 2013년 12월 바이든 부통령의 한중일 3국 순방이었다. 당시 바이든 부통령은 순방 첫 기착지로 도쿄에 들려 아베 총리를 만나 한일관계 개선과 협력이 일본의 이익 뿐만 아니라 미국의 이익이라는 점을 설득하고, 한국에 와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방한 기간중 연세대학교를 찾아 강연하면서 “역내 두 민주주의 국가인 일본과 한국이 관계 개선을 한다면 더 안전한 지역이 될 것”이라며 “중국이 위험요소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견제를 위한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박대통령은 그러나 과거사 문제에 있어 일본의 태도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기본입장을 고수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하면서 한일관계는 더욱 악화됐지만, 바이든 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직접 전화해 신사 참배를 만류하는 등 중재를 위해 노력했다는 게 드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에서 먼저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고, 일본 기시다 총리도 이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하자 바이든 정부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정상회담·국빈방문·다자회의 등 각종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서 양국 정상과 신뢰를 쌓아왔고 지난 5월 이후 한일 정상간에도 화합의 기류가 형성되자 캠프데이비드에서 한미일 3각 협력의 모멘텀을 만들어 낸 것이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시절부터 풀지 못했던 한미일 3각 협력과 이를 통한 인태지역의 강력한 안보구축 과제를 이번에 10년만에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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