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뜨거운 바다엔 물고기 '둥둥'…집단폐사 시작 경남 양식장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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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이후 바닷물 온도가 갑자기 올라갔어요. 고수온에는 물고기가 버티지 못하고 죽을 수밖에 없죠."
바닷물 1도 차이는 바깥 기온 약 4도와 맞먹는 것을 고려하면 양식장 어류의 고수온 피해 우려는 심각한 상황이다.
양식업계는 태풍 '카눈'으로 표층과 중층 바닷물이 섞여 수온 차이가 사라지고 고수온까지 겹치면서 폐사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황씨 걱정에도 이날 양식장 인근 바다는 고수온주의보가 22일째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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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들 오염수 논란 겹쳐 '이중고'…지자체, 유관기관 합동 조사 후 지원
(거제=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태풍 이후 바닷물 온도가 갑자기 올라갔어요. 고수온에는 물고기가 버티지 못하고 죽을 수밖에 없죠."
18일 오전 경남 거제시 동부면 가배항 인근 해상.
이곳 1.6㏊ 규모 가두리 양식장에서 약 100만 마리의 조피볼락(우럭)을 기르고 있는 황모(41) 씨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최근 들어 높아진 수온에 우럭이 집단폐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씨는 "태풍 카눈이 지나간 지난 12일부터 우럭 폐사가 일어나기 시작했다"며 "지금까지 적어도 1만 마리 이상 우럭이 죽었다"고 말했다.
이날 황씨 양식장 수온 측정기에는 27도가 나왔다.
황씨는 평년 수온보다 3∼4도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바닷물 1도 차이는 바깥 기온 약 4도와 맞먹는 것을 고려하면 양식장 어류의 고수온 피해 우려는 심각한 상황이다.
우럭은 한대성 어종으로 수온이 26도 이상이 되면 움직임이 느려지고, 27도 이상 도달하면 폐사하기 시작한다.
실제 이날 황씨 양식장 가장자리에는 고수온을 버티지 못한 우럭들이 죽은 채 물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황씨는 "오늘 아침 일찍 나와 죽은 놈들을 엄청나게 건졌는데도 또 이렇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양식업계는 태풍 '카눈'으로 표층과 중층 바닷물이 섞여 수온 차이가 사라지고 고수온까지 겹치면서 폐사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어류는 수온이 높아지면 온도가 비교적 낮게 형성되는 5∼6m 수심의 '중층'으로 내려가지만 태풍과 폭염으로 이 피난처가 사라진 것이다.
최근 황씨는 매일 약 2천여 마리의 폐사한 우럭을 건져내고 있다.
건져 올린 죽은 우럭은 대부분은 출하 기준을 넘긴 성체들이다.
황씨는 "원래 다 큰 우럭은 태풍이 오기 전에 시장에 내다 팔 계획이었지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으로 가격이 반 토막이 나 그러질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오염수 논란과 고수온이 겹쳐 이중고에 시달린다"고 덧붙였다.
이런 황씨 걱정에도 이날 양식장 인근 바다는 고수온주의보가 22일째 이어지고 있다.
고수온주의보는 수온이 28도에 도달하거나 도달할 것으로 예상될 때, 고수온 경보는 28도 이상 수온이 3일 이상 지속할 때 발령된다.
어민들은 고수온 대비로 양식장에 햇빛을 막기 위해 차광막을 설치하고 산소 공급기를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큰 도움은 안 된다고 전했다.
황씨는 "차광막과 산소 공급기는 고수온에 일시적인 도움이 될 순 있어도 수온이 요즘처럼 높아지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민들은 고수온에 죽은 물고기를 우선 냉장고에 보관해놓고, 보상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씁쓸하게 웃었다.
거제시 관계자는 "다음 주부터 어류 폐사 피해를 정식 접수할 계획"이라며 "수협과 국립수산과학원 등 유관 기관과 합동 조사를 벌이고 난 후 고수온 피해가 확인되면 지원금 지급 등으로 어민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jjh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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